행복을 얻기 위한 실천이 있다면?

밀교신문   
입력 :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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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재미없을 수는 있는데, 재미있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면 그건 좀 문제가 아닐까요? 누군가 최근에 뭐 재미난 일 없었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좀처럼 생각이 안 나고 영혼이 푸석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면 일상을 한 번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외출도 꺼려지고 산책과 운동도 줄어든 요즘은 자칫 도박이나 게임, 습관성 음주 등의 극단적 쾌락에 침잠하기 쉬운 때예요.

 

우리는 왜 이렇게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게 됐을까요? 그건 일상에서 그다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이에요. 평상시에 작고 소소한 즐거움이 없으니까, 여기에 대한 갈망이 쌓이고 쌓여 큰 즐거움을 갈구하게 됐어요. 현대인들의 이러한 심리는 대박이나 인생 역전’, ‘불금등의 단어에 잘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큰 즐거움에 대한 이러한 욕망은 자극적이고 땡기는(?) 거라면 일단은 따라가고 보자는 식의 미혹한 중생심과 맞물려 점점 반복적, 습관적으로 번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결국엔 무분별한 쾌락에 탐닉하여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몰고 가는 경우도 적지 않더라고요.

 

행복은 결코 많이 가진 데서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이 적을 때, 또 복잡했던 일이 홀가분하게 풀렸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아요. 100억이 넘는 돈을 가진 한 자산가가 주식 투자에 망해 한탄하고 괴로워하다가 자살했습니다. 나중에 이분의 재산을 정리해보니 10억이 있었어요. 그런가 하면 서울 변두리 셋방에서 집주인의 눈치를 보며 살던 어떤 사람은 300만 원 돈을 모아 작은 땅을 사서 비닐하우스를 지었습니다. 이분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다고 매우 기뻐했어요. 돈이 많다고 꼭 부자인 것은 아닙니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부자도 되고 가난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돈 문제로 부부끼리 부딪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돈이 많고 사업이 잘되면 좋겠지만, 반대로 돈 없고 사업이 잘 안 풀려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돈을 많이 쓰고 살 때는 각자님 사업이 힘들어서 사소한 일에도 자주 화를 내고 대들고 싸웠는데, 지금은 각자님이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고 있으니 화도 잘 안 내고, 덩달아 보살님도 편해져서 서로 싸울 일이 없더라는 거예요. 오죽했으면 많이 싸울 때는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부부 사이는 오히려 조금 궁핍한 지금이 훨씬 더 좋다고 토로합니다.

 

또 생활비가 확 쪼그라들다 보니 아껴 쓰고 부지런해지게 되더래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고민해서 사다 보니 훨씬 더 애틋해집니다. 고민 없이 마음껏 물건 사던 때보다 오히려 인생에 있어서 만족도가 더 높다는 거예요. 부모님께 넉넉히 못 드리는 건 아쉬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내 삶에 만족하고 우리 식구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효도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여행 가는 것도 경비가 부담스럽겠지요. 하지만 어디 먼 데 가는 것만 여행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일상에서 벗어나 가끔은 식구끼리 인적이 드문 근처 자연을 찾아 도시락을 싸 들고 가는 것도 아주 만족스런 여행이라고 마음을 고쳐먹게 돼요. 이렇게 놓고 보면 각자님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은 것이, 되려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된 점에서 참 값진 일이 됩니다. 상황을 탓하며 상대를 원망하고 바라는 마음을 키우기보다는 내 마음을 비우고 상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갖는 게 중요하겠지요. “내 것이 많네.” “네 것이 많네하며 아웅다웅 다투기보다는 나는 괜찮으니 더 가져가시오.” 하고 서로를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사회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행복을 얻기 위한 작은 실천이 있다면 무엇인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작은 데서 큰 데로 나아가는 데 행복이 있다. ()세계의 공()보다 진세계의 공()이 크다. 인심은 천심이므로 경제가 주동인 오늘에는 희사하는 사람이 행복하다.”(실행론 4-3-6)

 

길상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