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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선인(先人)에게서 배우는 공부법

밀교신문   
입력 :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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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둔 부모의 로망은 무엇일까? 공부 잔소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 잘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부모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 주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방해하는 유혹 요소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게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율곡 이이의 공부 철학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까 한다.

 

율곡 이이는 결코 순탄한 환경에서 성공한 인물이 아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조선 제일의 공부 달인이 되어 자신만의 학문 세계를 열었던 인물이다. 우리가 이이에게 주목할 것은 그의 치열한 자기계발 의지와 노력하는 자세이다. 그는 조선조 500년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한 공부의 달인이었다. 그의 성공적인 학습은 바로 공부에 대한 강한 목표 의식과 엄중한 실천 강령과도 같았던 바른 습관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다음에 소개하는 이이의 1등 공부법은 학습 의욕이 낮고,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이 들어있지 않고, 作心三日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첫째, 입지(立志)

굳은 의지로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라는 뜻이다. 이이는 목표가 분명해야 실천 의지가 생긴다고 보았다.

 

둘째, 교기질(矯氣質)

율곡의 공부법에서 입지와 더불어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 편벽(偏僻)된 기질을 바로잡는 교기질(矯氣質)이다. 타고난 기질을 없앨 수는 없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 공부하기 좋은 기질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믿고 몸과 마음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바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신뢰가 공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셋째, 혁구습(革舊習)

몸에 밴 잘못된 옛 습관을 자각하고 하나씩 버리라는 뜻이다. 이는 의존적 태도를 버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라는 실천적 의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넷째, 구용구사(九容九思)

혁구습(革舊習)으로 비운 자리에 아홉 가지 바른 몸가짐과 아홉 가지 생각으로 공부의 기본 자세를 확고히 세우라는 뜻이다. 감염병의 위험과 불안으로 인해 원격 수업이 늘고, 학생들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에 더욱 와 닿는 말이다.

 

다섯째, 금성옥진(金聲玉振)

절박한 심정으로 집중하라는 뜻이다. 시작할 때의 결심과 의지를 끝까지 이어나가야 한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에 임해야 한다.

 

여섯째, 일목십행(一目十行)

독서를 병행하며 공부하라는 뜻이다. 이는 독서가 공부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이 공부법의 큰 프레임은 바로 지((()이다. 이는 21세기에도 전혀 고루하지 않은 공부법이다. 수 세기가 지났지만 이이의 공부법이 아직도 생명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제시한 공부법이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 삶 속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는 공부법이다. 율곡 이이의 공부 철학은 언택트 시대를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유용하게 작용하리라 믿는다. 율곡 이이의 공부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영감을 얻길 바란다.

 

방건희/진선여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