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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호-새로움을 준비하는 계절

밀교신문   
입력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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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수확의 계절이며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거둔다고 해서 이익을 내는데 방점이 있지 않고 새로움을 준비하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주례(周禮)>가을에는 ()’를 거두고 겨울에는 ()’을 거둔다라는 말이 있다. 허신(許愼)<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 “짐승의 가죽에서 그 털을 다듬어 없앤 것이라 한다. ‘()’은 고친다는 뜻이다라고 하였고, ‘()’짐승 가죽을 벗겨 낸 것을 라 한다고 정의한다.

 

모든 인간조직은 혁신을 그 생명 원리로 한다. 혁신의 중요성에 비해 어떻게 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대해서는 이해 부족인 실정이다. 혁신이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가죽을 뜻하는 를 쓰지 않고, ‘을 썼다는 것은 이미 가공한 가죽을 더 새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영어로 보면 혁신(innovation)’안에서 밖으로를 뜻하는 in과 새롭다는 뜻의 nova가 결합한 것으로 이는 안에서부터 시작해서 새롭다는 의미이다.

 

, 새롭다는 것을 바깥으로 드러난 현상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속에서부터 보이는 겉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혁신은 개선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둘 다 변화를 수반하지만, 개선은 고친다고 해도 여전히 고치기 전과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지 않지만, 혁신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가치의 변화로 혁신을 정의하지만 새롭다고 무조건 혁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새로움이 가치와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조직도 가치를 창출할 때만 존속할 수 있으니, 혁신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한다. 그 성장은 기존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과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을 통해서 가능하다. 모든 것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고 그 안에서 융합되고 분화되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혁신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그래서, 혁신은 한때 유행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혁신만이 진정한, 유일한 처방이다.

 

수확은 새봄의 혁신적인 시작을 준비하는 치열한 나눔의 셈법이다. 종조이신 회당대종사께서 물질이 치성한 이 시대를 예견하시고 혁신의 해법으로 십일법을 세우신 깊은 뜻이 여기에 있음을 상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