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상대 허물 보지 말고 내 허물을 고칠지니…

밀교신문   
입력 : 2023-08-08 
+ -


thumb-20230502085921_d3fae9b6d83bd0e1ee970f1945fcc005_r985_220x.jpg

 

지혜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현명한 스승이 살았다. 그에게는 자신을 몹시 존경하여 헌신하며 따르는 제자가 있었고, 자신도 그 제자를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며 삶의 지혜가 담긴 진리를 성심껏 가르쳤다. 스승의 지도하에 수행에 전념하면서 제자는 스승처럼 되기를 서원하였으나, 배움이 이어질수록 이기적이고 번뇌가 가득한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졌으며 지식이 늘수록 더욱 독선적으로 변해갔다. 스승은 이러한 제자의 약점을 바로잡아 주려고 거울을 하나 주며 특별한 선물임을 강조했다. 평범해 보이는 거울을 받아 든 제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스승은 이것은 그저 밖에 보이는 것을 비추는 일반 거울과 달리 내면을 비출 것이고, 또한 거울을 소유한 사람의 마음과 특유의 감정을 보여줄 것이니 고향을 다녀오며 이 거울을 현명하게 사용하거라.”라고 말했다.

 

제자는 스승의 선물에 감사하며 고향으로 향했다. 한 달 정도 머물기 위해 고향으로 간 제자는 바로 다음 날 마음이 몹시 흥분된 상태로 돌아와서는 스승에게 거울을 돌려주며 원망 섞인 투로 말했다. “왜 이런 선물을 주셨나요? 이건 선물이 아니라 저주예요! 기쁨은커녕 고통만 안겨준 이 거울 저는 원치 않아요.” 스승은 흥분한 제자를 달래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마음이 이렇게나 불편한 것인가?” 제자가 답하길 어제 고향에 가서 거울에 비친 가족들과 친구들의 마음을 보니 그들의 내면은 온통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가득했어요. 거울에 비친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의 마음은 그들 자신의 삶을 망치고 있는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들뿐이었어요. 이 거울은 제게 슬픔만 주었답니다. 제발 도로 가져가 주세요. 저는 갖고 싶지 않아요!”

 

이런 상황을 예측한 스승은 제자에게 다시 거울을 건네며 물었다. “이 특별한 선물을 현명하게 사용하라고 한 말을 기억하느냐?” 제자가 말했다. “, 기억합니다.” 스승은 다시 물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가?” 제자는 스승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침묵에 잠겼다. 잠시 후 스승이 말했다. “너는 이 거울을 가져가서 다른 사람들을 전부 비춰보았다. 하지만 이 거울은 사실 너 자신을 비추는 용도로 사용했어야 했다. 이 거울은 겉모습에 가려져 있는 너의 내면 안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판단할 때 너의 마음속 모습도 비춰준다. 네가 거울 속에서 본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은 사실 너의 마음과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 세상에서 네가 보는 모든 것은 너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 거울이 특별한 선물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현명한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의 내면을 잘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을 선물하여 진리에 부합한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였듯이, 종조님께서도 우리 진각행자에게 육자진언과 심인진리의 가르침을 통해 선악을 알아서 남의 허물을 흠잡지 말고 내 마음을 고치라고 하셨다. “남의 허물을 낮과 같이 밝게 보는 사람은 내 허물은 밤과 같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고, 내 허물을 낮과 같이 밝게 보는 사람은 남의 허물은 밤과 같이 어두워서 보지 못한다.”라는 종조님의 가르침이 더 강력하게 느껴지는 시절 인연을 살고 있다. 이 시절 인연을 통해 진리에 부합한 행복한 삶을 장엄해 나가는 진각행자들이 되기를 서원해 본다.

 

여원성 전수/부천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