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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

밀교신문   
입력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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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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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어느 날,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를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맞으며 엉엉 소리내며 흐느낀 추억이 있다. 무엇으로도 무슨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젊음이 승복 안에 갇혀 답답하고 가련하여 울었던 것 같다. 이제는 머리 허연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봉지커피를 마시면서도 곱게 자란 행복으로 고마워하고 있다.”<본문 중에서>

 

올 봄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으로 오랜만에 대중과 소통에 나선 향봉 스님이 이번에는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로 다시금 찾아왔다.

 

전작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이 향봉 스님의 구도기이자 깨달음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이 책 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60여 년 동안 수행자의 길을 걸으며 수없이 던졌던 아주 오래된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유하며 터득한 진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1장은 진정한 행복에 대한 가치와 기준, 2장은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삶과 죽음의 성찰, 3장은 인생을 대하는 삶의 지혜로운 태도, 4장은 온전한 깨달음으로 완성하는 수행, 5장은 참된 스승으로 수행자의 길을 걸어야 할 수행승들에게 던지는 애정 어린 쓴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떨쳤던 향봉 스님의 글에는 스님만의 특별한 글맛이 있다. 어느 문장은 한없이 말랑한 위로가 담겨 있기도 하고, 또 어느 문장은 금방이라도 칼끝에 베일 것처럼 날카롭고 예리하다. ‘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20년째 익산 미륵산 사자암에 머물며 어느덧 70대 중반의 노승이 되어버린 향봉 스님의 꾸밈 없는 진심으로 빼곡하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