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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백세시대

밀교신문   
입력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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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는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국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호모 헌드레드 시대로 정의했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는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100세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한다.

 

은퇴한 후 취미 생활도 하고 건강도 유지할 겸 몇 달 전부터 운동 모임에 나갔다. 체육관 하나를, 같은 운동을 20년 정도 한 70대분들 클럽과 주로 40대의 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클럽을 포함하여 3개의 배드민턴클럽이 시간을 달리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세 클럽을 놓고 어디에 가입할지 고민 끝에, 은퇴한 몸인지라 70대분들이 많은 첫 번째 클럽에 가입하였다. 회원분들은 젊은 막내 왔다고 엄청난 환영을 해주셨다.

 

운동을 하면서, 나이는 진심 숫자에 불과하고 ‘100세 시대라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88세이신 분은 자전거를 50분 동안 타고 와서 배드민턴 경기 90분을 하시고 자전거로 귀가하신다. 74세인 분은 매일 아침 5시에 60분 맨발 산행, 90분 배드민턴 경기, 저녁에 다시 맨발 산행 50. 일요일에는 산행을 더 높게, 그리고 헬스까지 하신다. 나도 똑같이 따라 해보다 입병이 나고 발목 부상으로 한의원 신세를 졌다. 회원분들의 대단한 체력 상태를 보니 실제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에너지가 넘치고, 연세에 비해 놀라운 체력을 가진 분들이 많다.

 

반면에 동창생 중에는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도 있고, 몇 차례의 수술을 했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건강이 안 좋아 고생하는 친구들도 일부 있다. 오늘(present)이라는 선물(present)을 과연 내일도 받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며, 축복의 건강백세시대가 누구에게나 오지는 않는 것이다. 한편 백세시대는 누군가에겐 축복이지만, 누군가에겐 재앙으로 여겨질 수 있다. 모두가 바라는 무병장수 대신, 유병장수의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백세시대가 되었어도 난치의 병은 여전히 많으며. 간병비 부담이 심할 경우 장수는 축복이 아닌 고통이기에 간병지옥이라는 말조차 있다. 그러기에 옛날에는 오래 살라는 덕담을 했는데 요즘엔 건강하라는 덕담을 주로 한다.

 

호모 헌드레드는 단순히 오래 사는(living longer) 것이 아니다. 건강하게 잘 사는(living well) 것을 의미한다. 노후에 고생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려면 어려서부터 건강한 습관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습관은 성인이 되었을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지금은 바쁘니까 아직은 젊으니까 미루는 것은 심히 어리석은 것이다. 앞으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결코 가져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떨어지고 현재보다 좋아지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나이 들어 챙겨보려 하니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한 연세 많고 체력 좋은 어르신들도 꾸준한 운동 습관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나보다 많은 연세에도 월등히 좋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배드민턴에서 스플릿 스텝이라는 동작이 있다. 공을 제대로 치기 위한 준비 동작으로, 스플릿 스텝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확연하다. 비록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다소 뒤처져 있더라도 늦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작은 준비만으로도 당신의 건강은 개선될 수 있다. 건강 관리에도 열정이 필요하다. 다만,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꾸준하고 건강한 운동 습관 형성을 통해 진정한 100세 시대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기를 바란다.

 

방건희/전 진선여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