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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지식인이여, 내게 와서 물어라

밀교신문   
입력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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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남 저자·피플워치 펴냄·2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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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의 조실로서 특히 예언에 밝았던 탄허당 택성 대종사의 일대기가 소설로 나왔다.

 

소설가 백금남 씨의 '천하의 지식인이여, 내게 와 물으라'는 최고의 학승이자 선승으로 추앙받는 탄허택성 대종사의 일대기를 이야기로 엮은 전기적 소설이다. 탄허 스님은 10만 장이 넘는 번역 원고를 남겼음에도 자신의 사적인 기록은 전혀 남기지 않았다. 따라서 스님의 어린 시절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세세히 재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특히 사서삼경을 비롯한 유가의 모든 경서를 섭렵하고 노자와 장자까지 두루 통달했음에도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의혹을 풀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 유생의 모습이나, 갈등과 방황을 끝내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의 의식적 변화 과정 등은 일반 작가들이 쉽게 넘볼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소설가 백금남 씨는 이러한 난제들을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로 엮어냈다. 속가의 김금택이 유가와 도가의 교리만으로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을 그의 스승이었던 이극종 선생이나 당대의 선지식인들과의 대담을 통해 구체화하는가 하면, 불가로의 귀의에 있어서는 인연법에 기인한 예지몽을 통해 나병 환자들의 피고름을 손수 닦아내며 돌보았던 경허 선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불가의 스승인 한암 스님의 출가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젊은 승려의 고뇌와 갈등을 우회적으로 풀었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