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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밀교신문   
입력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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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로트먼 지음·담앤북스 펴냄·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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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미스대학교에서 종교, 불교 남아시아학을 가르치는 앤디 로트먼 교수가 백연경 가운데 '아귀'에 대한 책을 펴냈다.

 

불교 경전에서는 아귀를 배는 산처럼 거대하지만, 목구멍은 바늘처럼 좁은존재로 반복해서 묘사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귀의 몸의 구조가 반어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식욕에 비해 그 식욕을 조금도 만족시킬 수 없는 절대적으로 최소한의 수단만을 가지고 있는 그 몸은, 아귀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끔찍한 딜레마이다.

 

백 가지 인연 이야기(이하 백연경)’는 고대 인도 불교신자들의 이야기를 모은 선집으로, 수 세기에 걸쳐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온 불교 초기 경전이다. ‘백연경은 열 개의 장이 각각 열 개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며, 각각의 열 가지 이야기 모음집은 각각 다른 주제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담고 있는 것은 다섯 번째 모음집의 열 가지 이야기를 번역한 것으로, 모두 아귀에 대한 것이다. 아귀란, 글자 그대로는 망자라는 의미를 지니며, 중요한 브라만교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백연경에서 아귀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초기 불교에서 묘사하는 아귀의 모습뿐만 아니라, 당시의 윤리관과 사후론까지 보여주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초기 불교예술 속에 아귀의 모습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할 때도 중요하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