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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석문은 불교의례연구의 새 지표”

편집부   
입력 : 2008-07-07  | 수정 :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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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연구회 공동발표회

금속제의 용기나 범종, 석제의 비, 묘지 등에 새겨진 금석문을 통해 고려전기의 불교관계를 알아보는 학술발표회가 개최됐다. 한국역사연구회는 6월 28일 오후 2시 대우학술재단 세미나실에서 ‘고려전기 금석문에 보이는 불교관계'를 주제로 한 제111회 공동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이화여대 김수연 교수는 ‘고려전기 금석문과 불교의례 연구'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고려시대 불교의례를 살펴봤다. 김 교수는 “국가불교를 지향했던 고려시대에는 다양한 불교의례가 행해졌으며 그에 관한 연구도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을 통해 연구돼온 불교의례가 ‘금석문'에서는 더욱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고려사는 왕이 직접 행하는 불교의례에 국한되어 있으며, 다시 쓰여진 실록이기 때문에 많은 내용이 기록되지 못했다. 또한 ‘동문선’ 역시 고려전기의 자료가 적을뿐더러 개인의 글이 편파적으로 실려 있다. 이러한 기존의 자료를 보완할 자료로서 ‘금석문’을 주목해야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금석문에 나타난 불교의례는 개인을 중심으로 서술된 자료로 기존 자료에 나타나 있는 연등회, 팔관회, 기복의례 등을 찾아 볼 수 없다”며 “금석문은 후세에 길이 알릴만한 행적을 기록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승려 개인과 관련된 미시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승려비문은 국가주도로 제작된 것으로 그 대상이 왕사나 국사 등 국가에 공헌한 인물로 한정되며 화엄종이나 법상종, 천태종, 선종 등의 종파와 관련된 불교의례만 드러날 뿐 그 외의 종파에서 행해졌던 불교의례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밀교는 신앙행위를 함에 의례가 매우 중시되지만 밀교 승려들의 비문이나 묘지명이 전해지지는 않기 때문에 고려시대 불교의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밀교의례는 금석문 자료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금석문을 통한 불교의례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밖에도 이화여대 박광연 교수의 ‘고려전기 유가업 승려의 법화경 관련 활동’, 연세대 이정훈 교수의 ‘고려전기 왕실 출신 승려들의 출가와 활동’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