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회암사 천년의 눈물' 무대에

편집부   
입력 : 2008-07-14  | 수정 : 200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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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양지무리' 20일까지 공연

극단 '양지무리'가 창단공연을 겸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개관3주년 기념으로 7월 4일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연극 '매혹-회암사 천년의 눈물'을 무대에 올렸다.

극단 '양지무리'는 '극연공양'의 뜻을 세운 불자 연극인들이 불교연극 분야의 예술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정기공연을 통해 불자들이 불교 소재의 연극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창단한 극단이다.

창단연극으로 무대에 올린 '매혹'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원나라의 강점에서 갓 벗어난 때로, 오랜 외세의 지배로 나라는 피폐해지고 왜구의 침탈로 민중들의 고통은 더해만 갔던 때를 배경으로 한다. 지배계층들은 권력다툼에 눈이 멀어 일반 민중들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에 신음하던 민중들은 자신들을 구해줄 미륵부처님께 간절히 기도하기 위해 향나무를 묻는 매향의식이 생겨난다. 미륵부처님은 수백 년이 지나야 비로소 서해 바다에서 용이 솟아오르듯 물위로 침향이 떠올라야 나타난다고 믿었다. 그 침향을 묻는 의식을 치른 민중들은 비록 지금 자신들은 고통 받을지라도 수백 년이 지난 후대에는 미륵부처님이 나타나 모든 중생을 구원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침향이 떠오른 어느 날, 전생에 공민왕의 후처 혜비였던 보살과 전생이 태조 이성계의 후처 현빈 강씨의 딸 경순공주였던 경순, 전생이 태종 이방원이었던 방원이 이 연극을 주도해나간다. 전생의 악연에 얽혀 있는 사람들이 현세에 다시 만나게 되고 전생의 원수를 갚기 위해 경순은 방원을 죽이려하지만 "악업은 악업으로는 끊을 수 없다"는 보살의 말에 가슴에 품었던 비수를 내려 놓고야 만다. 세상의 모두를 가진 이방원이지만 그의 악업에 얽힌 인연의 순환고리는 폐허가 된 회암사터를 배경으로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오간다는 내용이다.

연극 '매혹'은 7월 20일까지 계속된다.

정혜림 기자 hyewonji@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