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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국사문집 우란분재 기록 있다”

편집부   
입력 : 2008-08-25  | 수정 : 200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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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 교수 제1회 만불사 세미나서 주장

고려 천태종을 개창한 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행적을 기록한 ‘대각국사문집’에 의천 스님이 직접 우란분재를 봉행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우란분재 봉행에 대한 문헌적 기록이 ‘고려사’에 처음 나타난다는 기존학설보다 20여년 앞선 것이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8월 9일 경북 영천 만불사 만불보전에서 열린 ‘제1회 만불사 세미나’에서 ‘대각국사문집’에 의천 스님이 남긴 ‘란분일소비발원소(蘭盆日燒臂發願疏, 우란분재일에 팔에 불을 태워 발원하는 소)’라는 소문(疏文)을 예로 들면서 “1106년 이전 고려 사회에서 우란분재가 행해졌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국에서 시작된 우란분재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했다. 중국은 6세기, 일본은 7세기 문헌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12세기에 처음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록 ‘대각국사문집’에 처음 우란분재를 설행했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지만, 일본의 우란분재가 7세기경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역사에서도 매우 이른 시기부터 우란분재가 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논평자로 나선 석길암 금강대 연구교수는 “의천 스님의 ‘란분일소비발원소’는 의천의 입송목적을 상당부분 구체화시켜서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의의가 깊다”면서 “우란분재에 임하는 우리나라 승려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새롭게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의 번뇌’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밖에도 정병조 한국불교연구원장이 ‘삶과 죽음의 번뇌-불교철학의 사생관’을 주제로, 허남결 동국대 교수가 ‘업과 윤회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에 앞서 만불사 주지 학성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우란분절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날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날”이라면서 “우란분절을 삶과 죽음의 본질을 깨닫는[見性成佛]하는 날로 삼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