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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촛불동참은 줄탁동시”

편집부   
입력 : 2008-08-25  | 수정 : 200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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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100번째 ‘촛불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시인 김지하(동국대 생태환경연구센터 석좌교수)씨가 8월 8일 오후 2시 동국대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8기 에코포럼에서 ‘촛불과 줄탁동시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촛불은 논했다.

김지하 시인는 “생명, 평화, 풍류의 흐름 속에 이어져온 촛불은 6월 10일 이후 한 쪽은 낡아빠진 보수꼴통, 다른 한 쪽은 좌파 시위꾼으로 대표되는 폭력의 요인들, 즉 ‘까쇠’라고 이름 지을 수 있는 폭력선동자(조장자)들에 의해 악순환이 시작되면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촛불이 폭력에 빠져들어 선을 넘었을 때 정체불명의 까쇠들에 의해 거의 꺼지려 했던 절망의 순간에 등장한 종교계의 비폭력 촛불시위(시국미사, 시국법회, 시국기도회)는 어미 닭이 병아리와 똑같은 달걀부위를 쪼아줌으로써 개벽과 전환을 이루는 선가의 줄탁동시, 동학의 일언(一言)과 같은 과정이었다”고 해석했다.

“촛불을 물대포나 구속으로 막을 수 있는 시절은 이미 갔다”고 지적한 김 시인은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그에 대한 징벌과 복수는 촛불이 아니라, 종교가 아니라,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좌파의 엉터리 폭력주의자들에게 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절에서 사용하는 몽둥이는 쇳덩이가 아니라 대나무, 죽비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지하 시인의 발제에 논평자로 나선 장시기 동국대 교수는 “김지하 시인이 촛불문화제를 바라보면서 ‘승리라는 말을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승리가 아니라 시작이다’라고 했는데 축제와 문화제를 하는데 승리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김지하와 촛불이 만드는 21세기 대한민국이 만드는 놀랄만한 문화적 생성을 목격하고 있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