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大覺)의 본의(本意)를 생각할 때”

밀교신문   
입력 : 2025-04-30  | 수정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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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성정각(始成正覺)과 육자진언(六字眞言) 대각(大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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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은 초발심시변성정각(初發心時便成正覺)이 잘 나타난 경이다. 초발심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먼저 일으켜야 함을 뜻한다. 즉 성불하고자 하면 성불할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발심하여야 한다.

 

부처님 말씀 중에는 발심(發心)과 구경(究竟)을 동등하지만, 그 가운데 발심이 더 어려운 것이다.”라고 했다. 발심의 성취가 구경으로 시성정각(始成正覺)이다. 정각이 없으면 불교가 없다. 그러나 모든 경전에서는 정각이란 용어가 나오지 않는다. 모든 경 첫머리를 보면, “부처님이 어느 때 어느 나라 어느 도량에서 비구 1,250인과 함께 하시었다.<여시아문 일시불 재○○○○○도장 여대비구중 천이백오십인구(如是我聞 一時佛 在○○○○○道場 與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具)”>로 시작하면서 곧바로 설법으로 이어진다. 이에 반하여 화엄경39품 중에 시성정각이 3, 정각의 뜻을 담은 성구가 2, 도합 5번이 품의 첫머리에 나온다. 이것이 화엄경오위법문(五位法門)이다.

 

1위는 제1세주묘엄품이다. “이와 같음을 내가 들었습니다. 한때에 부처님이 마갈제국 아란야법 보리도량에 계시면서 비로소 정각을 이루었습니다.<여시아문 일시불 재마갈타국 아란야법보제장중 시성정각(如是我聞 一時佛 在摩竭陀國 阿蘭若法菩提場中 始成正覺)>”로 시작한다. 이 뜻은 비로자나불이 중생을 위하여 싯다르타 태자로 화신하여 출가, 고행을 보이고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처음으로 깨달음을 이루어 비로자나불이 되는 장면을 나타낸 부분이다.

 

2위는 제7여래명호품이다. “저 때에 세존이 마갈제국 아란야법 보리도량에 계시면서 비로소 정각을 이루었습니다<爾時 世尊 在摩竭提國 阿蘭若法菩提場中 始成正覺>” 이 품에서 시성정각은 무상법(無上法), 평등법, 불가전법(不可轉法)을 보림(保林)으로 자수법락(自受法樂) 한다. 그리고 중생에게는 설법하지 않고 도리천궁에서 십지품, 야마천궁에서 십행품, 도솔천궁에서 십회향품, 타화자재천궁에서 십지품을 설하고 보리도량 보광명전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보인다.

 

3위는 제27십정품이다. “저 때에 세존이 마갈제국 아란야법 보리도량에 계시면서 비로소 정각을 이루었습니다.<이시세존 재마갈제국 아란야법보제장중 시성정각(爾時世尊 在摩竭提國 阿蘭若法菩提場中 始成正覺)>” 이 품에서는 불삼매에 들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는 보림장면이다. 이로써 제30아승기품과 제35여래수호광명공덕품에서 삼계에 설법을 하신다. 그러나 천궁의 북을 빛의 방광으로 북소리를 내어 법을 설한다. 즉 자연법에 의해 보여주는 비로자나불의 당체법문이다.

 

4위는 제38이세간품이다. “저 때에 세존이 마갈제국 아란야법 보리도량 가운데 보광명전 연화장사사좌상에 앉아서 미묘한 깨달음을 모두 원만하게 하시었습니다.<이시 세존 재마갈제국 아란야법보제장중 보광명전 좌연화장사자지좌 묘오개만(爾時 世尊 在摩竭提國 阿蘭若法菩提場中 普光明殿 坐蓮華藏師子之座 妙悟皆滿)>” 이 품에서 정각을 묘오개만(妙悟皆滿)으로 표현했다. 비로자나불 일승법을 비로자나보살이 되어 방편의 삼승법으로 법을 설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5위는 제39입법계품이다. “저 때에 세존이 실라벌국 서다림급고독원 대장엄중각강당에 계시면서 보살마하살 오백인과 더불어 함께하시었다.<이시 세존 재실라벌국 서다림급고독원 대장엄중각 여보살마가살오백인구(爾時 世尊 在室羅筏國 逝多林給孤獨園 大莊嚴重閣 與菩薩摩訶薩五百人俱)>” 1위와 3위까지는 비로자나불의 자리에서 자수법락하시고, 4위는 비로자나보살의 자리에서 일승법을 삼승법으로 보림하시며, 5위는 비로자나보살이 선재동자를 내세워 기원정사 중각강당에서 발심을 보이면서 법을 실천하여 스스로 해탈과 열반을 성취하고 구경에 성불하게 하는 장면이다.

 

생사로 윤회하는 중생계는 출생과 열반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생일날과 열반일을 축하하고 추복하는 풍습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출생과 열반 이외에 특별한 날이 없기에 두 날만 행사하는 것이다. 불교의 교주이신 부처님은 출생, 출가, 성불, 초전전법, 열반 등 일대사인연을 팔상으로 보이었다. 남방불교는 탄생, 성도, 열반을 같은 날로 보아 4월 보름날<Vesak>에 행사하며, 북방불교는 탄생, 출가, 성도, 열반일을 각각 다른 날로 행사한다.

 

부처님은 위대하므로 팔상일을 모두 봉축하여야 하는데 탄생일은 부처님오신날을 성대하게 행사하고 다른 날은 기념식 정도로 행사한다. 불교는 싯다르타의 시성정각이 없었다면 불교는 성립되지 않는다. 진각종 역시 농림촌에서 육자진언 묘리를 대각(大覺)하지 않았다면 창종은 없었다. 이점을 강조하면서 128일 성도일이 되면, 원정각 성사에게 별도로 정진하도록 했다. 그러므로 여는 날보다도 불교는 시성정각일, 진각종은 대각일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비로자나불의 묘명(妙明)인 부동지불의 근본지를 농림촌에서 제1차 자수법락으로 보림하시고, 2차 보림은 계전 재실에서, 3차 보림은 양동 관가정에서, 4차 보림은 상원동에서 마치시고 교화문은 대구 희락도량에서 열었다. 이곳이 삼고 해탈문을 개창한 밀교중흥의 도량이다.

 

비로자나불 빛의 당체설법을 삼밀수행법으로 전한 희락(喜樂) 도량을 시작으로 염송해보라”, “참회해 보라”, “깨달아 보라로 이어진 밀각(密覺) 도량에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는 금강 밀교를 정립하시고, 불승(佛乘) 도량에서 법통승수의 유법을 전하면서 열반의 모습으로서 심일당천만 질백화단청(心一當千萬 質白畵丹靑)”으로 시작한 일대사인연을 성취하시고 비로자나불의 본래 자리로 귀향하셨다.

 

싯다르타의 시성정각으로 불교가 일어나고, 진각성존의 대각으로 진각종이 창종되어 밀교중흥의 장이 열렸다. 성불의 참뜻을 생각하면서 현교에서 28일 출가일부터 215일 열반절까지 종인향과(從因向果)의 불교 역사를 이어가듯이, 대각의 본의를 생각하면서 510일 탄생일부터 516일 대각절까지 종과향인(從果向因)의 교화문에서 밀교중흥을 성취하여 불은과 법은에 보답하기를 참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