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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
통도사 반야암 지안 스님이 산중에서의 사색의 흔적을 담은 책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가 출간됐다.올해 여든이 된 지안 스님은 평생 불교를 연구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가르친 대강백(大講伯)이다. 반야암에서 50여 년간 제자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은 물론 삶의 태도까지 일러 준 스승이기도 하다.계절을 지나며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어느 순간, 삶은 문득 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그런 삶의 모습들을 오랜 시간 곁에서 자세히 바라보며 살아온 산수80세)의 노스님이 남긴 사색의 단편들이다.이런 인연의 깊이를 더 파고든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이라고 말한다.“인연이 깊어질수록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앞선다”는 스님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팽팽하게 날이 서 있던 마음이 비로소 느슨하게 풀리게 된다.. 스님은 그 갈등의 지점에서 상대를 탓하기보다 자기 내면을 먼저 살피라고 권한다.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이 유연함이야말로 복잡한 세상에 던져진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마음의 여백이다.이재우...
2026-06-18
맨손으로 바람을 움켜쥐다
조계종 연구소장 원철 스님의 두 번째 시선집 ‘맨손으로 바람을 움켜쥐다’가 출간됐다.이 책은 스님이 SNS를 통해 통찰력이 주는 영감과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잔잔한 감동을 추구하면서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했던 글들을 가려 뽑아 엮은 것이다.한 장의 사진을 통해 본 감정을 번뜩이는 재치로 일갈하고, 그 잔상을 사족으로 달아 내용을 심도 있게 채웠으며, 사진을 찍은 날짜와 장소를 기록하여 현장감을 살렸다.이 책은 ‘읽는 시집’이라기보다 ‘쉬어 가는 길’에 가깝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언어 속에는 고요와 평화로운 온기가 담겨 있다.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불어오는 정제된 언어의 바람은 따스한 위로가 되어 준다.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
2026-06-18
묘선, 관음이 되다
이 책은 인도에서 출발한 관음 신앙이 중국으로 건너와 여성화되는 과정을 ‘묘선 공주’의 서사를 중심으로 분석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저자 경완 스님(동국대 불교학술원 HK+ 연구교수)은 이 책에서 출발점으로 삼은 자료가 ‘향산대비보살전(香山大悲菩薩傳)’ 비문이다. 이 비문은 북송 1100년에 처음 새겨졌으나 마모되어, 1308년 원대에 향산사에서 다시 새긴 것이 오늘에 전한다. 저자는 이 비문을 토대로 묘선 서사가 어떻게 형성·확장되어 동아시아 관음 신앙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는지를 서사문학의 전개 과정을 따라 추적한다.특히 불교의 ‘출가’가 유교 사회에서 ‘불효’로 비판받던 시대에, 묘선 공주가 자신의 눈과 손을 바쳐 아버지를 구원하는 극한의 희생을 통해 어떻게 두 가치를 화해[화쟁(和諍)]시켰는지 심도 있게 다룬다. 또한 여성을 단순한 구원의 대상이 아닌 독자적인 수행과 성불의 주체로 격상시킨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아울러 이 책은 묘선 서사의 가장 오래된 텍스트로 평가되는 ‘향산대...
2026-06-15
동국역경원 석전전서편찬사업단 ‘석전전서’ 7권 간행
동국대 동국역경원 부설 석전전서편찬사업단이 ‘석전전서’ 1차분 10권 가운데 7권을 간행했다.동국대는 건학 120주년을 기념해 2023년 7월 석전전서편찬사업단을 구성하고, 석전 박한영 스님의 전서를 편찬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방대한 저술과 자료를 단기간에 출판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1·2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1단계는 단행본과 불교학 교재, 편역서를 중심으로 1차분 10권 출판을 목표로 추진됐다. 2단계는 2026년 3월부터 2028년까지 불교잡지 소재 글 200여 편과 신발굴 문집 등을 중심으로 2차분 10권을 간행하는 계획이다.이번에 1차분 가운데 간행된 7권은 △권1 석전문초 △권2 불교사 남요·각종강요 △권3 법도단경 해수일적 강의 △권4 정선 염송급설화 △권5 정선 치문집설 △권6 계학약전 △권8 인학절본·석림한화 등이며, 올해 하반기에 △권7 인명입정리론 회석·백법론 회석·팔식규구 △권9, 10 석전시초(Ⅰ·Ⅱ) 등 3권이 근간 될 예정이다.석전전서편찬사업단...
2026-06-11
퇴우 정념, 시대를 깨우다
조계종 제4교구 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신간 ‘퇴우 정념, 시대를 깨우다’가 출간됐다.이 책은 AI 시대와 신자유주의 문명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 소외와 양극화, 노동의 위기와 공동체 붕괴를 통합적으로 분석했다.책에서 정념 스님은 오늘의 위기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인간 의식의 문제’라고 진단한다.스님은 오늘날 문명을 “효율성이라는 단일 가치가 지배하는 체계”라고 규정하고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절대 가치가 된 시대 속에서 인간은 점차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했고, 공동체는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또한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밀어내야 하는 경쟁자로 변해가고 있으며, 그 결과 양극화와 갈등, 혐오와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특히 이 책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AI에 대한 독창적 해석이다. 정념 스님은 AI를 단순한 첨단 기술이나 인간의 경쟁 상대로 보지 않...
2026-06-04
진제대선사의 깨달음의 세계
조계종 제13ㆍ14대 종정을 역임한 우리 시대의 살아 있는 선지식, 진제 법원 대선사의 새 법어집이 출간됐다.스님은 이 책에서 선종(禪宗)의 조사선(祖師禪) 공안(公案)을 바탕으로 “부모에게 나기 전 어떤 것이 참나인가[父母未生前 本來面目]”라는 화두 참구를 통해 참나를 밝히는 간화선(看話禪)의 핵심을 직설적으로 제시한다.또한 ‘지혜는 만복의 근원’으로 ‘참선을 통해 만 사람에 앞서는 지혜의 눈을 갖춘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깨달음이 단지 출세간적 가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근원적인 힘임을 강조한다.우리 선불교의 정통 간화선 수행과 견성(見性)의 가르침을 현대 독자들에게 전하는 이 책은 출가 수행자뿐만 아니라 재가 불자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간결한 법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법문 하나하나는 길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
2026-06-04
나로부터의 자유, 세상을 비추다
2013년 경남 거창에 붓다선원을 개원해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수행 도량을 이끌고 있는 진경 스님이‘나로부터의 자유, 세상을 비추다’를 출간했다.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삶의 고통을 안고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괴로움의 원인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는 진경 스님의 답변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관계의 아픔, 술과 담배 같은 중독의 문제, 직장 내 갈등처럼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현실적인 고민부터 기도의 의미와 세상의 불공평함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까지 폭넓게 다룬다.이 책에는 마흔여섯 가지의 질의응답이 담겨 있다. 삶의 고민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괴로움의 뿌리는 결국 하나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해답 또한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 한 가지 원리를 바로 이해하게 될 때 우리는 어떤 문제를 맞닥뜨리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삶을 감당해 낼 힘을 얻게 된다.각 장 사이에 배치된 <진경 스님의 수행 여정>은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 ...
2026-06-04
이제서야 이해되는 법화경
BBS불교방송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통해 불교 공부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불교의 핵심을 쉽고 친근하게 알려온 원영 스님이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법화경>을 펴냈다.원영 스님은 불교계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 ‘이제서야 이해되는 금강경’을 통해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쉽고 다정하게 전해왔다. 이번 책에서는 <법화경>의 대표적인 비유들과 그 속에 담긴 상징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여기에 원영 스님 특유의 솔직한 경험담과 따뜻한 감성, 유쾌한 표현이 더해져, 독자들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법화경>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 읽을 수 있다.<법화경>은 예로부터 ‘경전 중의 왕’, ‘대승불교 경전의 꽃’이라 불려왔다. 정식 명칭은 <묘법연화경>으로, ‘백련처럼 가장 올바르고 훌륭한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라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
2026-06-04
컬러의 경계, 흑백의 문장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 주지 우현 스님이 ‘컬러의 경계, 흑백의 문장’이란 책을 펴냈다.이 책은 수행자의 단단한 걸음과 고요한 시선 끝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진리를 담아낸 책이다. 135편의 시와 사진이 함께 어우러진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나’와 ‘세계’를 바라보게 만드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이것은 무엇인가,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짧지만 깊은 질문들은 독자의 내면에 고요한 파장을 일으키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 스스로를 마주하게 한다. 단숨에 읽히지만, 오래도록 사유하게 하는 책이다. 웅크리고 있던 감각과 마음을 깨워, 독자를 세상의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중심으로 이끈다.스님은 오랜 정진과 사유의 시간 속에서 차(茶)와 향(香) 명상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온 수행자이다. SNS를 통해 찰나에 깃든 우주의 질서와 말 이전의 진리를 사진과 글로 기록하며 불자들과 꾸준히 소통해 왔고, 그러한 수행과...
2026-06-04
휴휴선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에서 정진하며 사부대중 수행공동체 불이선회를 이끌고 있는 수행자 월암 스님이 ‘쉼’의 선명상서 ‘휴휴선’을 출간했다.이 책은 몽산 선사의 휴휴선(休休禪)을 중심으로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이 남긴 ‘휴헐(休歇)’의 법문과 명대(明代) 사대부 신시행의 ‘일상휴휴(日常休休)’의 실천을 한데 모아 엮었다. 휴휴선(休休禪)의 눈부신 종지를 세상에 맑게 밝히고 그 수증(修證)의 든든한 방편을 확립하기 위해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제1장에서는 휴휴선의 아득한 연원으로서, 부처님의 경전과 조사의 어록에 설해진 휴헐의 법문을 하나하나 펼쳐 보였다. 제2장은 보조지눌과 진각혜심 선사가 설하고 있는 휴헐법문(休歇法門)과 그 수증 방편에 대한 기록을 실었다.제3장에서는 휴휴선의 진정한 본령인 몽산덕이 선사의 휴휴 종지와 실천에 대해 탐색했다. 제4장은 몽산의 종지를 이어받아 휴휴선을 계승한 고려 말 눈 푸른 선사들의 궤적을 좇는다. 제5장에서는 감산덕청 선사의 선사상 속에 흐르는 휴헐의...
2026-06-04
승려시인회, 13번째 시집 발간
승려시인회가 13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승려시인회(회장 진관 스님)는 5월 12일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13번째 시집 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시라는 방편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며 “AI사회에서 창작활동은 인간 자신이 인간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는 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삶을 노래하고 기록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며 “이번 시집이 인간성 회복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승려시집 13집에는 22명의 시 198편이 수록됐다. 한편,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승려시인회장 진관 스님은 “어린시절부터 시인의 꿈을 꾸었는데 절집에 들어오면서 잠시 꿈을 접었다가 1976년에 등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50주년을 기념하는 시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진관 스님은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시집 ‘선차의 어머니 황매산’이 출간될 예정이다.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
2026-05-12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
불교 경전의 정수로 꼽히는 ‘금강경’이 딱딱한 해설의 틀을 벗고 한편의 소설로 재탄생했다.백령도 몽운사 주지 고닐 스님이 쓴 ‘소설 금강경 법회 수보리의 회상’은 붓다의 십대제자 가운데 ‘해공제일’ 불리는 수보리존자의 회상을 통해 독자들을 금강경 법회가 펼쳐졌던 2,500년 전 기원정사의 한복판으로 안내한다.소설의 특징은 깨달음에 이른 수보리의 회상을 통해 붓다의 설법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했으며, 보시, 복덕, 무아 등 어려운 불교 개념을 마음의 작용과 인연의 흐름이라는 삶의 언어로 쉽게 풀이했다. 또, 2,500년 전의 설법이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붓다와 대화하는 ‘현재의 법회’가 되도록 구성했다.또한, ‘금강경’ 특유의 난해한 문장 구조와 ‘즉비논리(卽非論理)’를 현대인의 언어로 해체하고 다시 엮어냈다.특히 이 책 말미에는 부록을 실어 금강경의 주요 용어와 불경 편찬의 시대적 흐름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닐 스님은 5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
2026-05-08
초기불교 성전의 성립 연구
불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경전은 가장 기본이 되는 토대다. 그러나 정작 그 경전이 어떻게 성립했는가 하는 문제는 널리 알려져 있으면서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전 동국대 교수 호진 스님의 ‘초기불교 성전의 성립 연구’는 붓다의 가르침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정리되고 결집되었는가를 정면에서 다루는 본격 연구서이다.이 책은 초기불교 시대의 제1차·제2차·제3차 결집과, 이를 통해 형성되었다고 전해지는 경·율·논 삼장의 성립 문제를 일관된 주제로 삼는다. 저자 호진 스님은 여러 부파의 율장, 경장, 논서, 역사서와 여행기 등 관련 문헌을 폭넓게 검토하고, 각 자료를 서로 대조하며 통설처럼 받아들여 온 결집과 삼장 성립의 설명을 다시 살핀다. 이를 통해 무엇이 확인 가능한 사실이며, 무엇이 재검토되어야 하는지를 치밀하게 드러낸다.불교의 역사적 토대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책이다.이재우 기자 san1080@nate.c...
2026-05-04
니까야로 읽는 대승기신론
‘대승기신론’은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논서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만큼 난해한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심진여문(心眞如門), 심생멸문(心生滅門) 같은 개념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를 유기적인 구조 속에서 체계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 결과 '대승기신론'은 오랫동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철학서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중각 이중표 교수의 ‘대승기신론’은 바로 그 난해함을 정면으로 돌파한다.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접점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중각 이중표 교수는 ‘니까야’를 바탕으로 ‘대승기신론’을 다시 읽어내며, 이 논서의 핵심이 멀리 있는 초월적 실체가 아니라 바로 ‘중생의 마음’에 있음을 밝힌다. 특히 ‘대승기신론’의 사상 체계를 연기법과 수행의 맥락에서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드러내는 하나의 유기적 체계로 파악해 일반시스템이론의 관점까지 접목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보적이다. 난...
2026-05-04
생각이 쉬는 사이
같은 하루를 살면서도 누군가는 무너지지 않고, 누군가는 쉽게 흔들린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상사의 문자 하나에 마음이 무너지고, 별일이 없었는데도 하루가 유난히 길고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 봐’라며 자책하곤 한다.혜민 스님의 ‘생각이 쉬는 사이’는 고질적인 불안과 번뇌의 원인을 ‘내 탓’이나 ‘환경의 탓’이 아닌 ‘마음이 작동하는 자동 시스템’에서 찾는다. 일상에서 겪는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는 사건 그 자체보다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두려움이 덧씌워진 ‘해석’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생각이 쉬는 사이’는 읽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멈춤이자 깊은 휴식이 되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러스트와 삶의 지혜가 담긴 문장들은 지친 마음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깊고 조용한 쉼터가 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주하는 넉넉한 여백은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하고, 그 빈자리에 본래의 고요함이 스며든다.또한 인세 전액...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