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새로워져야 한다"

편집부   
입력 : 2013-05-02  | 수정 : 2013-05-02
+ -

틱낫한 스님 방한 기자회견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 속에는 개인과 사회,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될 치유의 프로그램이 많이 제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고,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불교를 새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불교권 국가들이 합심해서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베트남 출신으로 승려시인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달라이라마 성하와 함께 '생불'로 손꼽히는 영적스승 틱낫한 스님이 한 말이다. 5월 2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방한 기자회견에서 틱낫한 스님은 "불교가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불교 속에는 현대과학과 나란히 갈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무한히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과학에 비해 불교는 그동안 새로움을 전혀 모색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틱낫한 스님은 그래서 불교가 현대의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바만큼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젊은이들에게)치유와 평화의 가르침을 제대로 제시하게 되면 불교를 찾게 될 것"이라며 불교를 새롭게 하고자 고민하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틱낫한 스님은 "불교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것은 불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각 나라와 세상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bbbtik2.jpg



틱낫한 스님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한의 긴장상태를 이완시키기 위해 남한부터 뭔가를 해야 한다"면서 "경청의 시간"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통이 극심한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줌으로써 그가 스스로 고통을 줄여갈 수 있는 이치처럼 상대편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이들의 동행" 같은 "불교 내부의 치유기능 프로그램은 국가 간에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틱낫한 스님은 인도에서 가졌던 한 인터뷰 관련 이야기를 전하면서 언론보도에 있어서도 마음챙김수행과 명상효과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밝혔다. 틱낫한 스님은 "(사건사고 소식을 전파할 경우 언론매체를 대하는)사람들이 덜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화(분노)와 두려움, 절망적인 것만 전달할 것이 아니라 전달자부터 자신을 고요히 하고 깊이 들여다보면서 정확히 보도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이해와 연민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화해와 이해를 부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말이다. 이 같은 힘은 수행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했다. 틱낫한 스님은 또 "정치인들에게도 스스로를 고요히 하고 이해와 연민을 일으켜 서로 화해하기를 권한다"면서 "어느 곳에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이지만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했다.

bbbtik3.jpg



틱낫한 스님은 5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 조계종 월정사(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에서 '힐링, 상생, 행복'을 주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4박 5일 명상프로그램과 5월 8, 9일 양일 간은 중앙승가대학교에서 '21세기 부처는'이라는 주제로 승가를 위한 1박 2일 명상프로그램을 지도한다. 5월 10일(오후 3시)에는 범어사(부산 금정구 청룡동)에서 '평화는 가능하다'는 주제로 일반인 대상 부산지역 대중강연을 갖고, 5월 12일(오전 8시)에는 국제선센터(서울 양천구 신정6동)에서 플럼빌리지 법사단과 '마음챙김 수행의 날' 데일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다. 5월 13일(오후 7시)에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멈춤 그리고 치유'를 주제로 서울지역 대중강연을 열며, 5월 14일(오전 9시)에는 국제선센터에서 WAKE UP 수행프로그램도 갖는다.

정유제 기자 refine51@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