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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 삶도 봉사도 호모 루덴스처럼

밀교신문   
입력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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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정아버지가 계신 인천 집으로 가기 위해 KTX 열차를 탔다. 열차 안 TV 모니터를 통해 쓰레기 덕질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간 이거다싶었다.

 

친환경에서 필() 환경으로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써의 환경을 말한다.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쓰레기를 안 만드는 삶)을 바탕으로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 트렌드다.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자)은 육류나 생선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과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도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이 사용된 옷이나 액세서리 등 다양한 가죽 제품과 양모, 오리털 등 동물성 제품 사용도 피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사업사회의 구조에 맞서는 대안으로 택한 것은 덜 쓰고 덜 버리는 소박한 삶으로의 전환이다. 이럴 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교도들은 심인당에서 배운 생태교육을 통해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생태적 가치와 삶을 가정에서 실천하고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일회용품 안 쓰기, 에너지 절약 및 재생에너지 사용, 썩지 않는 비닐 플라스틱 제품 사용하지 않기, 텀블러와 다회용기 사용하기, 버려진 쓰레기 줍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빈 그릇 운동), 숲 생태교육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 보자.

 

생태환경의 실천이야말로 부처님의 사상과 맞닿아 있다. 탐욕적 삶을 덜어내는 무소유 정신과 순환적 삶은 제로웨이스트와 유정, 무정의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우주와 만나 생명존중 사상으로 이어져 궁극에는 비거니즘과 맞닿아 있다. 오래전부터 꿈꾸어 왔던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 탁상공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생활에서 적극 실천할 수 있는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순간 스쳐 갔다. 나는 누누이 생각하고 강조해 왔다. 지금 시대에 걸맞은 카오스적 다변화 세계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태환경의 복원과 문화, 복지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트벳 라다크에서 생활하면서 전통사회 모습과 서구사회의 개발이 시작되면서 라다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기록한다. 저자는 라다크의 변화된 모습 가운데 내가 가장 슬프게 생각하는 것은 개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으로 인해 가족과 공동체 사이의 연계가 점점 더 약화되고, 소비지향주의는 이 모든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뭔가를 소유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증대시킨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존경받고 사랑받기 위해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오래된 미래서 말한 바 있다. 저자는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힘들이 모여 건강한 사회를 형성할 수 있고, 그런 사회는 우리 자신과 지구를 치유할 수 있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대안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라다크인들의 삶의 속도는 매우 인간적이다. 그들은 속도를 자신의 인간적 리듬, 자신이 이해하는 범주에 맞춘다. 어떤 객관적인 기준보다 자신의 속도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속도지상주의, 소비지향주의 경쟁을 멈추고 더불어 공생공존하는 공동체적 삶을 복원하라는 말로 들리는 것 같다.

 

827일 오후 6시 홍원심인당 청년회 첫 모임이 있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말했다. “여러 시간 일을 해야 하는 추수철에도 여든 살의 노인도 어린아이도 함께 일할 수 있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웃음과 노래를 곁들이며 한다. 일과 놀이는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청년들이여, 봉사도 삶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처럼 살기를 바란다. “교회 오빠는 많은데, 왜 심인당 오빠는 없냐고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너무 많이 가져서 세상이 아프다. 그래서 내가 아프다. 아니, 우리 모두가 아프다. 심인당 오빠부대 만들 때까지 욕심을 덜어내고 베풀고, 나누며 봉사도 삶도 호모 루덴스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수진주 전수/홍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