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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시간은 선물처럼…

밀교신문   
입력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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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는 불청객처럼 느껴지지 않고, 희미해지는 여름의 기억을 노을지는 석양처럼 그리움으로 만들어갑니다.

 

풍요로운 빛깔로 물든 가을 들녘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고, 코스모스 꽃잎 하늘거리는 가을빛에 우리의 마음도 감정도 모습도 가을정취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흐르고 변하고 있음을 느껴갑니다.

 

바뀌는 계절이 흐르는 시간을 말하고, 드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역시 내 삶의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말해주고,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이, 아침저녁 가을 찬바람이 몸으로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느끼는 모든 흐름과 움직임에는 시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것이 시간임을 잘 알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잘 쓰고 싶고, 잘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이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깁니다. “시간이 없다” “시간이 모자란다” “너무 바쁘다라고 합니다.

 

다들 무언가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시간과 다투며 자신의 것을 지키고,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것들을 채우려고 하면서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면서, 그냥 열심히 살고 있다고만 생각지는 않습니까?

 

일상에서 혹시 멈추는 일 없이 항상 앞을 향해 계속 달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진 않습니까?

 

더 빨리, 더 빠르게라는 현실의 속도에 떠밀려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무조건 빠르게를 외치며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헤매다 시간만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정작 바쁘다는 이유로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고, 행복하다는 것을 행복하다고 표현 못하고, 현재를 즐겨야 하는데 더 나아가야 할 길만을 바라보면서 항상 갈 길이 멀다고만 하고 있진 않는지요?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바쁜 일상의 익숙함에 스스로 해답을 찾기도 전에 몸은 고단해지고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버리면 소중함을 잊고 많은 것들을 놓치고 지나가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시간들이 많아지면 보람과 의미를 찾는 것은 고사하고 하루하루를 허무하게 흘려버리고 무언가 쫓기듯이 여유를 잃어버리게 되어 절박한 상황을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하루는 24시간이 주어져 있습니다. 24라는 시간의 숫자에는 물리적인 흐름의 시간 개념 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이 담겨진 가치를 함께한 시간개념이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바쁜 일상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에게는 긴장을 풀고 재충전의 시간, 즉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나를 찾을 수 있는 마음, 자성을 찾는 시간, 자성을 밝히는 시간, 소중한 자신을 위한 시간을 스스로 내어야 합니다.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것이 시간입니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라는 시간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시간은 항상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진 시간, 10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함께하는 10월의 시간이 흘러 모두에게 그리운 가을이 되기 전, 내게 찾아 온 소중한 선물(present), 내 곁에 머물러 있는 현재(present)를 시월의 멋진 날들로 만들어 봄이 어떨까요.

 

심정도 전수/승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