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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때때로∼ 문득문득∼ 늘∼∼

밀교신문   
입력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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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라는 유명한 가수가 있습니다. 그녀는 가수로 성공하기 전, 수십 번의 오디션에 떨어졌어도 다른 친구들처럼 슬프거나 울고불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는 어차피 최고의 가수가 될 텐데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오히려 떨어질 때 마다 태연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 자성예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성예언이란 기대를 하면 그와 같은 결과가 일어난다는 뜻으로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빌어 흔히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도 부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기가 조각한 아름다운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이에 감동한 여신 아프로디테가 이 여인상에 생명을 주어 피그말리온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하였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스스로의 간절한 바람과 노력이나 다른 사람의 호응과 이끌어줌이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미지트레이닝 아시죠. 운동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서 이기겠다는 훈련이 이미지 트레이닝입니다. 상냥하게 말하는 모습, 부드럽게 대하는 모습, 친절한 모습을 그려보셔요. 누구를 만나기전에 한판 대판 하겠다는 생각, 화를 내서 눌러버리겠다는 생각, 그런 모습을 그리지 말고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품어서 상대를 감화시키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명상에서의 관법도 같은 이치입니다. 삼밀은 신밀 구밀 의밀을 가리킵니다. ‘의밀은 다름 아닌 관법입니다. 내 마음속으로 불보살을 그려내고 내가 곧 불보살과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내 자성이 법신임을 깨달아야 대도(大道)를 얻게 될 것이다.”(실행론:2-1-1, 3-10-3)

 

실행론의 가르침처럼 우리 삼밀행자는 내가 곧 법계법신임을 마음속으로 그려내고 생활속에서 드러내는 수행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의 삶 속에서는 갖가지 번뇌가 가득합니다. 원망과 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분심과 적개심으로 고통스러움이 늘 자신을 괴롭힙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탐진치 삼독으로 불보살과는 멀어진 내 모습이 드러나더라도 나는 어떻게든 보살이다라는 스스로의 간절한 바람과 실천노력을 이어가야 합니다.

 

글 쓰는 작가가 한편의 글을 만들어 내기까지에는 수십 번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갈고 닦는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그렇게 공을 들이는 시간들이 수련의 과정이고 이러한 수련을 통해서 나중에는 고치고 고치는 그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언젠가는 마음가는대로 글을 쓰더라도 품위있고 멋진 글들이 되어질 수 있겠지요.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그 모든 수련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움에 수련의 과정을 회피만 한다면 훌륭한 작가가 되어가는 인연을 만들어 낼 수는 없겠지요. 우리 진언행자 모두는 보살(菩薩)이고 각자(覺者)입니다. 부처님과 우리들의 차이점은 부처님은 상()보살이고 상()각자라면 우리는 어쩌다 보살이고 때때로 각자입니다. “우리 교에는 근기가 높든 낮든 즉신성불에 이르게 한다. 세간 지혜가 점점 밝아지는 것이 성불이다. 누구나 천분의 일, 백분의 일은 성불되어 있으나 점차 행해 가면 어느덧 십분의 일, 십분의 이 성불에 이르게 된다.”(실행론:3-2-5)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수련의 과정처럼 우리 삼밀행자는 참회하고 참회하고 또 참회하는수행의 과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행을 통해서 어쩌다 보살(각자)’에서 때때로 보살(각자)’때때로 보살에서 문득문득 보살(각자)’로 더 나아가 구경에는 ∼∼보살(각자)’로 조각하듯 다듬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상()보살, ()각자로서 법계 법신이 되어가는 것이지요.

 

어쩌다나를, 때때로나를, 문득문득나를에서 ∼∼나를바라다보는 시간을 그리고 삶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상대도 나도 법신임을 깨달아 가겠습니다.

 

보성 정사/시경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