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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호-종조열반절

밀교신문   
입력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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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고 높은 하늘 국화꽃 향기 그윽한 계절 진각성존 회당대종사 열반 56주기 추념불사가 전국 심인당에서 봉행되었다. 조상의 제사는 받드는 것이 아닌 그 높은 뜻을 따르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행위가 아닌 그 정신의 계승과 은혜에 감사함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조열반절은 회당대종사님의 열반일로서 단순히 추복하는 행사 위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회당대종사의 큰 은혜로움을 다시 새기고 가르침을 깨치고 실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은혜는 평생으로 잊지 말고 수원은 일시라도 두지 말라. 은혜 입은 곳에 수원진 일이 없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가 유를 부르기 때문이다. 네 가지 큰 은혜로 이 몸이 이루어져서 성장하고 존재할 수 있다. 이 은혜를 모르고 자신에게 집착하여 이기적인 복업만 구하지 말라. 나보다 남을 위하여 선업을 행해야 이타자리가 된다. 은혜를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은혜를 갚는 사람은 실천하는 사람이다. 남의 은혜를 항상 잊지 아니하는 사람은 마음이 평안하며 항상 수원을 가진 사람은 평안하지 못하다.” 실행론 4-2-3

 

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생각하라는 뜻이다. 논어(論語)자장(子張)’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원문은 이렇다. 자하가 말했다.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간절히 묻고 가까이서부터 생각해 나가면 인은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子夏曰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절실하게 다시 물어 본다. 회당대종사님, 부모님, 일체중생, 삼보, 나라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갚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선한 인연의 관계를 얼마나 두텁게 가졌는가? 억울한 일 고통스러웠던 일, 두렵웠던 일, 나를 괴롭힌 사람, 나를 험담한 사람, 나를 힘들게 한 사람 나를 업신여긴 사람 모두를 용서하고 이해하며 원망심을 모두 여의었는가, 악연의 고리를 전부 끊어 내었는가?

 

돌이켜보면 은혜와 원망은 손바닥의 양면과 같이, 인연이 깊기에 은혜도 있고 원망도 있는 것이다. 깊은 인연이 없다면 은혜로울 일도 원망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인연을 깨달아 은혜를 알고 갚고자 하는 용맹실천은 없으면서 마음속에 원망과 불만과 미움만 가득 채우고 무슨 종조님의 뜻을 말하겠는가 하는 참회가 절로 든다. 어리석은 중생은 부처님 법을 실천한다는 고귀한 자존감자비심은 떨어지고 내가 누군데 하는 상냄과 욕심으로 가득찬 자존심이기심만 세운다. “진언행자 참회하며 무상법문 새기옵네, 진언행자 정진하며 님의 공덕 기리옵네.” ‘종조님을 그리며서원가 가사를 음미하며 종조님의 다함없는 서원을 받들어 나 자신과 더불어 일체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는 서원을 우리 모두 새롭게 하면서 종조열반절을 추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