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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호-수오지심(羞惡之心)

밀교신문   
입력 :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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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서 50세 안팎으로 비교적 젊고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던 두 인사가 동시에 불출마 결정을 하였다.

 

여야에서 후속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쇄신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은 대부분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국민의 대변인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아주고도 믿지 않는다.

 

일부 국회의원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배신감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며 인간에 대하여 실망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의 남을 비난할 때는 쉽게 말하면서 자기가 당할 때는 세상 억울한 사람이 되니 이게 바로 목불견첩(目不見睫:자기 자신의 눈썹을 볼 수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와중에 두 정치인의 당당한 불출마 선언은 정치인으로서 부끄럼을 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은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을까. 인성은 본래 착하다는 성선설을 주창한 맹자는 그 근거의 하나로 사람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을 들었다.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非人也)’라고 했다. 자기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이 옳지 못한 것을 미워하는 마음. 수오지심에서 '정의로움'이 발현하고, '정의로움'이 만개한다. 수오지심은 의로움의 단서이다. 수오지심은 맹자의 사단설(四端說) 중 하나이다.

 

사단설은 다음과 같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無惻隱之心 非人也)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無羞惡之心 非人也),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無辭讓之心 非人也),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無是非之心 非人也).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짊의 극치이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나무들이 모든 낙엽을 떨구고 오롯이 자신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는 이 계절에, 사람도 모든 가식을 떨쳐버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은지심으로 자비심을 베풀고, 수오지심으로 계행을 삼아야 하겠다. 정치인에게만 바라는 것이 아닌 온 국민이 바른 뜻과 바른 마음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인 부끄러운 그른 마음 없게 함이 계행(戒行)이라.”에서 부끄러운 그른 마음이 곧 맹자의 수오지심으로 이해된다.

 

부끄러워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잘못됨을 어리석음을 안다는 것이며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끄러워함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닌 자신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