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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호 신년호-적소성대(積小成大)

밀교신문   
입력 :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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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했던 기해년은 저물고 경자년 밝은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항상 누구나 기대가 많아지고 의욕이 넘친다. 그러나 기대와 의욕은 막연함이고 소망일뿐이다.

 

어렵고 큰 착한 일을 하나 하는 그것보다, 일상생활(日常生活)하기 쉬운 작은 착한 일이라도 많이하여 습관(習慣)되면 크게 착한 것이 된다. 적소(積小)성대(成大)되는 고로 그 과보(果報)도 무량(無量)이라.”(실행론 3-12-1)

 

적소성대(積小成大)의 어원은 작은 티끌들이 모여 태산이 된다는 뜻인 순자(荀子)의 권학(勸學)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인 적토성산(積土成山)에서 찾을 수 있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적토성산 풍우흥언 적수성연 교룡생언)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 거기서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 물을 모아 연못을 이루면 거기서 용이 생긴다. 풀어보면 작은 동산에서는 바람이나 비가 일어나지 않지만, 크고 높은 산이 되면 자체적으로 바람과 비가 생긴다. 얕은 연못에는 붕어나 잉어가 살 뿐이지만 깊은 연못에는 신령스러운 교룡과 용이 살게 된다. 이처럼 착한 행실이 쌓여 덕을 이루면 신명을 스스로 깨달아 성인의 마음이 갖추어진다는 말이다. 어떤 일에 꾸준히 매진하면 자연현상까지 바꿀 수 있듯 순자(荀子)는 덕()을 이루면 성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불가능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새해에는 막연한 바람보다는 적소성대의 다짐을 세워야 한다. 소망이 아닌 서원으로 충만하길, 소망이 바람이라면 서원은 실천이 따르는 맹세이고 다짐인 것이다. 새해에는 나에게 힘들고 어렵고 고달픈 일이 없기를 바라기보다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자 노력하여야 하겠다. 새해에는 해탈보다는 깨침을, 일시적 아픔의 해소 보다는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서 문제를 풀어가기를 바란다.

 

실천과 행동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실천은 작은 습관과 행동에서 비롯된다. 사소한 행동이 모여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결국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작은 실천이 모여 위대한 변화가 만들어진다.

 

참회와 하심으로 나쁜 습관을 하나 없애 나가기 위해서 좋은 습관을 하나 만들어 나가는 하루 하루가 모여 한달, 일년이 된다면 인과를 믿고 실천하는 불제자라면 희망찬 새해는 바라지 않아도 항상 할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우연은 없고 필연만이 있을 뿐이다.

 

물방울도 모이고 모이면 호수가 되고, 모래알도 쌓이고 쌓이면 산이 되는 법, 하루하루가 모이고 쌓여서 인생이 될 터인데, 나는 매일매일 무엇을 쌓는 게 가장 좋을까? 인생에서 어떤 것을 쌓은 게 제일 가치 있는 일일까?” -김주수 시인의 적소성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