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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믿음

밀교신문   
입력 :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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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심인당을 신축하느라 임시로 심인당과 사택을 세를 얻어 세입자로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새벽부터 심인당에 계명정진을 하러 정사님과 같이 나왔다가 월초불공에는 내가 할 염송이 더 많아서 정사님이 먼저 사택에 가고 혼자서 버스를 기다릴 때면 기다리던 버스는 바로 오지 않았다.
 
보살님들 역시도 임대 심인당은 ‘남의 집’이라며 정이 안 가는 듯 “전수님 언제 우리 심인당 완공이 되나요?”하고 궁금해하였다. 그러나 심인당에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심인당 불사 시간에 맞춰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는 보살님들의 수고로움도 알 수 있었고, 임대 심인당에서 보면 건너편에 새로 쑥쑥 지어져 올라가는 심인당의 모습이 보여서 보살님들과 그 모습을 보며 원활하고 안전한 심인당 신축공사가 되기를 서원을 하고 그동안 보살님들보다 참 편안하게 ‘우리 집’이라는 ‘심인당 울타리’ 안에서 불공 해왔던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도 들게 되었다.
 
올해 49일 불공 중 코로나19라는 엄청난 큰 법문이 온 가운데 교도분들이 심인당 불사에도 올수 없게 되는 집합금지 명령이 떨어졌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49불공 회향일 오후에 염송을 하고 있는데 마치 릴레이를 하듯이 교도분들이 한둘씩 다녀가는 것이었다. 염송 중이어서 교도분들 에게 인사를 할 수는 없었지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보살님, 각자님들의 진실하고 소중한 그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래 이 코로나 19도 교도분 들과 함께 잘 극복하리라.”라고 다짐하며 새해 49일 불공을 회향하고 나서 오랜 세월 교도분 들이 간절하게 서원했던 심인당이 신축되었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헌공불사를 연기하고 우여곡절 끝에 총인님과 집행부의 배려로 본존장엄 가지불사를 4월에야 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럴수록 새로 지은 심인당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49일 불공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마침 보살님 한 분도 “심인당 발전을 서원으로 49일 불공을 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같이 불공을 정하여 공식불사를 함께 지키면서 49일 불공을 잘 마칠 수 있었고, 보살님은 각자님의 일을 함께 도와주고 있어서 바쁜 가운데에서도 틈틈이 심인당 화장실 청소 등 스스로 심인당의 궂은일을 기쁜 마음으로 찾아서 하고 있다. 또한 임원진 보살님들도 심인당 일에 늘 봉사하는 마음으로 앞장서서 7대절을 앞두고는 대청소도 하고, 늘 “전수님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의견제시도 하면서 모범적인 신행을 하고 있다.
 
심인당 신축 후 오후에 한 번씩 “새로 지은 심인당이 너무 아늑하고 좋아요.” 하면서 가끔씩 차 마시러 오던 한 보살님이, 초여름 무렵 평일 오전 불사 시간에 심인당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손아래 동서가 사업이 많이 어렵고 힘들어 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 싶어서 서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불사에 참석을 하러 왔다고 하였다. 그 이후부터 보살님은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오전불사에 동참하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 발심한 보살님이 꾸준하게 불사에 참석을 하면서 기한을 정하여 불공을 하는 다른 보살님들과 함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평일 오전 불사에 늘 교도분들이 동참을 하게 되면서 새로 지은 심인당도 생동하는 느낌이 들었다. 보살님은 또한 자성일 불사에는 한 시간 전에 와서 신교도분들의 체온을 재는 봉사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보살님이 환한 얼굴로 심인당에 들어오면서 “전수님, 각자님이 이번에 직장에서 승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며 좋은 소식을 전하여 주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심인당’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발심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자율적인 신행생활을 하는 보살님들이야말로 바른 믿음의 좋은 본보기다.
 
종조님께서는 바른 신행의 중심으로 ‘실천’을 이야기하시고 교도분이나 후배 스승님의 질문에 ‘깨쳐 봐라’라는 대답을 많이 하시곤 했다고 한다.
 
종조님은 또한 교전 7p “불교는 우리의 풍토성과 혈지성에 맞는 것”이라는 글에서 자주(自主)를 21번 언급할 정도로 강조하셨다.
 
실행론 361p(5-4-1)의 구절에 “종교는 실천에 있고 아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실천에서 참다운 믿음이 나온다. 자율은 종교의 중심이요, 종교는 국가의 중심이다.” 라는 내용처럼, ‘실천’을 먼저 하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며 자신에게 고통이 오거나 할 때 다른 데서 원인을 찾지 않고 ‘나에게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깨쳐보는 것’이 참다운 믿음이 되는 것이며, 타성에 젖은 ‘의뢰’가 아닌 ‘자율’과 ‘자주’가 종교의 중심이 되고, 바른 믿음이 되는 것이다.
 
타 종교의 그릇된 믿음을 보면서 종교가 국가의 중심이 아닌 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여실히 보았다. 스스로 찾는 행복이라는 말도 있듯이, 내가 즐겁고 환희한 마음으로 신행할 때 복은 자연히 따라온다. 내가 머무는 그 자리가 바로 내가 복을 지을 수 있는 복전임을 잊지 말자.
 
상광원 전수/선혜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