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상법문

사람이 희망이다.

밀교신문   
입력 : 2020-11-30 
+ -

thumb-20200922092559_3c60e841f4f6c930f79b41229285f764_kp79_220x.jpg

 

미장원에서 머리에 파마 롤을 말던 미용사가 내 팔자가 개 팔자보다 못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왠 팔자타령을 그것도 개 팔자랑 비교하세요?”

 

그러자 미용사는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남편이 집에서 기르는 시바 견()의 다리를 주무르며 자신을 쳐다보고 이제 와? 빨리 저녁 줘.”라고 말한 뒤 계속 개다리를 주무르기에 왜 그러고 있냐고 묻자 오늘 개가 산책을 너무 많이 해서 다리가 아프니까 만져 주는 거라고 얘기 했단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온 부인의 다리는 무쇠다리인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밥부터 달라고 하는데 문득 저 개보다 내가 못 하구나라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불만 가득한 미용사에게 그럼 다음 생에 사람에게 이쁨 받는 개로 태어나고 싶으세요?”라고 물으니 그건 아니라고 바로 대답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 숫자가 천 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개인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타인과의 소통 및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데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누군가와 다정한 관계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반려동물을 찾기 시작한 것 같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이 지속 될수록 반려동물 인구는 앞으로 더욱 증가 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가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1~2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우자 대신, 자녀 대신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신 한다고나 할까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려동물이 자신의 가족과 다름없고, 어떤 친구보다 의미 있는 존재이며 또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 자기 속마음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과의 유대감은 점점 적어지고 반려동물을 통해 자기 마음을 위로 받는 것은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자본주의 즉 물질 만능주의로 사람과의 소통관계 부재가 낳은 병폐이며 망상(妄想)이다.

 

오래전 어떤 선진국에서 자기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 가는 곳마다 데리고 다니고 심지어 옆에 두고 잘 정도인 여자가 그녀의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에도 고양이를 걱정하며 꿈쩍도 안하더니, 기르던 고양이중 한 마리가 아프자 안절부절 못 할 정도로 불안해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녀는 자기를 낳아준 엄마보다 고양이를 더 사랑했던 것이다. 망상전도(妄想顚倒)된 모습이다.

 

그녀의 얼굴과 몸은 비록 인간이었다 할지라도 의식의 일부는 이미 고양이가 된 것이다. 정작 사람들과의 관계는 서툰 대신 고양이와는 아주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사람들 중에는 겉은 인간의 형상이면서도 의식은 동물의 그것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온전한 인간의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마음의 집착으로 사물의 바른 모습을 분간하지 못하고 잘못 된 생각으로 온갖 고뇌에 빠져 있는 인간의 모습을 일깨워 주신 분이 부처님이다.

 

말세나 종말을 말하는 타종교에 비해 부처님은 사랑과 자비의 인간 본래의 성품을 찾고 알아 그 마음을 잘 쓰는 것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것은 우리가 마음공부(수행)하는 목적이 된다. 수행을 통해 은혜와 만족을 느낄 때 대자대비의 삶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정토(淨土)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마음 씀씀이에 따라 각각 형태를 달리하면서 윤회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다. 축생 마음을 일으켜 축생의 몸을 받게 되고, 큰 악업의 과보로 지옥고를 받기도 한다.

 

윤회하는 육도의 세계 가운데 축생계와 인간계는 서로 그 존재를 볼 수 있고 마음의 작용도 관찰 할 수 있어 축생과 사람들의 인연관계 이야기는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축생은 축생이며 사람은 사람이다.

 

엄연히 그 성품이 다르다. 인간과 동물은 서로 많은 차이를 갖고 있으므로 섞여 살아도 결코 동물이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부처님은 맹구우목(盲龜遇木)! 눈먼 거북이가 백 년 만에 머리를 내밀 때 넓은 바다에 떠다니는 구멍 뚫린 나무판자를 만날 수 있는 확률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라 하셨다.

 

요즘 반려동물에게 과하게 정성을 쏟는 사람이 많다. 너무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은 보기가 안 좋다. 인연 따라 생겨나고 인연 따라 사라지는 종연생 종연멸 (從緣生 從緣滅)의 법칙을 잘 알아 이렇게 귀하게 받은 인간의 몸은 내생에 다시 얻기 힘듦을 알고 망상전도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수행으로 좀 더 사람다운 삶을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말세나 종말일수록 사람이 희망이다.

 

심법정 전수/유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