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당에 왜 가는데?”

“업장소멸하러 가요.”

나이가 10살 차이가 나는 각자님과 사는 것이 남과 사는 것처럼 힘들고 어렵다는 보살님이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마을 사람과 주고받은 대화이다.

심인당에 도착하자마자 보살님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한 답을 잘하였는지 나에게 도로 물었다.

“네, 보살님이 불공 하는 것은 과거부터 지어온 나쁜 인연과 행위를 좋은 인연과 행동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니 업장소멸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답 잘하셨어요.”

그 이후 몇 개월 지나 보살님은 다시 웃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전수님, 지난번 이렇게 불공하는 것이 업장 소멸이라 하셨는데, 그 말이 진짜 맞는 것 같아요. 어제 시누이가 시집 보내는 딸 궁합을 보러 같이 철학관에 가자고 해서 같이 다녀왔는데요. 시누이가 저랑 남편도 한번 보라고 채근을 해서 각자님 생년월일 적어 주었더니 그것을 본 철학관 사람이 남편과 같이 사느냐고 묻는 것이에요.”

“왜요?”

“남편은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가정생활을 할 수 있는 사주가 아니라는 거에요. 혼자 살 팔자인데 어떻게 가족과 같이 사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누군가 공(功)을 많이 들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전수님도 아시다시피 각자님을 미워하면서도 심인당에 인연 된 후 지금까지 각자님 이름으로 강도 올려주고, 경시 제시 써주고 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 바로 업장소멸을 해주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 속담에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지요. 그게 바로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악업의 인연을 위해, 그 미운 업을 풀기 위한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선업을 쌓으라는 옛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긴 말이지요.”

오랫동안 해 온 각자님을 위한 불공은 ‘이타자리(利他自利)’ 즉 그것은 보살님을 위한 불공도 되는 것이며 보살님 자신의 업장소멸을 해 온 공덕이었다.

자신이 쌓은 선업의 공덕으로 업장이 소멸되면 큰 것은 작게 받고, 작은 것은 표시 나지 않게 소멸시킨다.

우리는 ‘업(業)’이란 말과 관련된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업력(業力)’, ‘업장(業障)’, ‘업보(業報)’, ‘업장소멸’ 등...

‘업’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행위, 그 자체로 바깥 대상 경계를 접하면서 일으키는 좋고 나쁜 모든 생각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행위업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이 다 업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행위업을 계속 반복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업력이라 한다. 이 업력으로 자기 방식으로 생각하고 자기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 지은 행위로 인한 장애를 업장이라 하며 그 업력에 끄달려 가지 않는 것이 업장소멸이다. 이 업장소멸이 현재 자신의 삶을 업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그러면 생활 속 자신의 업장을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업장은 스스로 알기가 어렵다. 또한 자기 업장을 알았다 하여도 고치기도 너무 어렵다. 그래서 업장이 두텁다고 하는 것이다. 회당 대종사님은 <수행문답>을 통해 자신의 허물(업장)을 알려면 남이 내 허물을 말하거든 즐겁게 듣고 스승과 친구와 부모, 형제에게 묻는 것이 가장 빨리 알게 된다고 하셨다.

지혜롭지 못한 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거나 자신과 갈등이 심한 사람이다. 결혼한 부부는 배우자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상대가 말해준 허물이 곧 나의 업장이다. 수행하는 것은 자기 업장을 알고 그 업장을 없애기 위해 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자신의 나쁜 성질과 잘못된 습성을 본성품으로 바꾸도록 노력하는 것이 불공이며 업장소멸이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정송 정시. 하루 열 번 이상 자성참회. 항상 어느 때든지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는 무시항송...

진언염송을 통해 본심이 밝아지고 그 밝아진 심인은 긍정과 감사의 마음으로 업과보에 수순하는 마음이 되게 한다.

또한 무상삼밀과 진언염송은 실상같이 내 마음을 알아차리게 하여 지심으로 참회하고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으로 공덕을 쌓게 한다.

업을 극복하는 삶!

즉, 업장을 소멸시키는 삶이란 사주팔자를 바꾸고 좋고 나쁜 어떤 일이 인연되어 와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평정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가장 큰 업장소멸의 공덕이다.

“심인 진리는 청정한 자기 본심을 대상으로 깨닫고 지혜와 자비로 행하는 진리이며, 깨쳐서 고치고 고쳐서 행하는 진리이다.”(실행론 2-2-1)

심법정 전수/유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