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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의미

밀교신문   
입력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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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사랑하는 내 당신/둘도 셋도 넷도 없는 내 당신/당신 없는 이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진리를 말하면서 대중가요를 들먹이는 것이 불경죄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심정이다.

진리 없는 세상이 아무런 의미가 없지는 않겠지만, 진리가 우리의 삶에 이런 의미였으면 좋겠다.

 

지금은 열반하시고 안 계신 어머니.

어머니방 벽에는 노오란 자욱이 있었다.

늘 염송하시는 그 자리, 벽에 기대어 머리가 닿는 부분에 머릿기름 자욱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딸들 심인당만 잘되라고 염송하려니 양심에 가책이 들어서 결국 전국 심인당 잘되라고 한 시간 염송하신다고 했다. 집세 안 올리는 주인 고맙다고 주인 잘되라고 49일 불공을 하시고, 다니는 병원 의료진 고맙다고 불공하신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의 염송시간은 늘 많았다. 그 시간을 벽에 물든 얼룩이 말해 준다.

어머니는 그렇게 진리를 실천하는 마음으로 살아오셨다. 그래서인지 인생의 순간마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도와주는 인연이 많았고, 가난고 병고 불화고 속에서도 삼남매는 선하게 자랐다. 여동생과 나는 교화의 길을 걷고 있고 남동생도 부처님 그늘 아래 바르게 살고 있다. 어머니는 부처님 은혜 많이 받고 잘 살다간다고 하셨다.

 

교화를 해보니 그 길이 꽃길이 아니다. 부처님 일, 일체중생을 교화하는 좋은 일인데 꽃길이 아니다. 하긴 죄짓기는 쉽고 복짓기는 힘들지 않는가. ‘내가 종단에 왜 들어왔는가. 어디서든 교화하면 된 것 아닌가.’‘내 마음 번뇌롭다고 보살님들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내가 보살님들께 어떻게 실천하시라고 했던가 나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그래도 평소에 지은 복이 있었던지 내 마음 흔들리는 번뇌의 순간에 고맙게도 부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니 좋은 날이 많았다.

 

인생을 어떻게 잘 살것인가 나는 인생의 성공에 관심이 많다. 잘 살고 싶다. 몇 년 사이 전문가들이 성공을 얘기할 때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한결! 계속!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한다!

다 같은 말이다. 우리가 성공의 비결이라면 제일 먼저 떠올릴 재능과 환경이 성공의 비결이 아니라고 한다. 한결같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재능이 없더라도, 설사 환경이 나쁘더라도 계속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계속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답을 얻었지만 그것 자체가 무척 힘든 일이다. 일이 계속 안되고 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되려 뒤로 물러선다.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기는 너무 힘든 일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이런 상황에서 마침내 성공을 이루신 분들이 많다. 우리 진각종 보살님 각자님들이시다. 살아오신 나날을 조금만 이야기 나눠보면, 배움이 짧아도 여건이 나빠도 물러서지 않고 한걸음씩 나아가셨고 성공을 이루셨다. 자식들을 키워야 했기고, 먹고 살아야 했기에 진리를 목숨처럼 여기고 의지해 폭풍우 몰아치는 인생을 살아오셨다. 흔들렸다가도 진리를 의지해 제자리를 찾으시고 마침내 저마다 나름대로 인생의 성공을 이루셨다. 살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삶이 펼쳐졌다. 진리가 고맙고 부처님이 고마웠다.

 

근래에 우리는 수행의 성적표를 받았다. 내가 수행을 잘 했는가! 코로나로 심인당 나오기도 힘들고, 가정경제도 힘이 들고 마음이 힘든다. 마음이 번뇌스럽고 힘들 때가 내 수행의 성적표를 받는 때이다. 좋은 날에 잘하는 것이야 쉽지만 힘든 날에도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힘든 날에 잘해야 진짜 잘하는 것이다. 수행을 잘 했다면 힘든 날에도 흔들리지 않고, 흔들렸다가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수행을 잘했다면 내가 실천 잘하고 있는가를 살필 것이다. 내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깨치기 전에는 나를 흔드는 세상이 원망스럽지만, 깨치고 보면 흔들린 내가 부끄러울 것이다.

 

나에게 당신의 의미, 진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처님 좋으라고 스승님 좋으라고 하는 진리가 아닌 나 좋으려고 믿는 진리를 목숨처럼 여기고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부처님은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 주신다. 내 마음 고치고 용맹정진할 때 무엇이라 정하지 않아도 길은 열린다.”<실행론>

 

법신생 전수/의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