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앉아 있을 수만 있다면’은 틱낫한 스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프랑스 보르도 플럼빌리지에서 그의 출가 사찰인 베트남의 히에우 사원으로 돌아간 직후 출간된 책이다. 사실상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 시점에 나온 마지막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고통을 다루어야 하는지 그리고 고통을 어떻게 행복으로 ‘변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틱낫한 스님은 우선 고통이 일어나면, ‘첫 번째로 할 일은 멈추어 서고, 호흡을 따라가고, 그리고 고통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몸과 마음을 행복에 길들일 수 있다면서 △흘려보내기 △긍정의 씨앗 초대하기 △마음챙김 △집중 △통찰 등 다선 가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틱낫한 스님은 어려운 말을 사용한 적도 없고 윽박지르며 ‘깨달음’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그가 가르친 불교 수행은 오직 호흡뿐이었다. 그리고 시선을 바꾸길 바랐을 뿐이다. 이 책도 전반부에는 틱낫한 스님 특유의 잔잔한 말투가 이어진다. 말년이 되자 더욱 따뜻해진 느낌이다.
2부에 해당하는 이 책의 후반부 ‘행복을 위한 실천’에는 실제 누구나 실천해 볼 수 있는 매뉴얼이 담겨 있다. 호흡이나 걷기를 통해 어떻게 ‘현존’하고 행복을 좀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