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유나 현묵 스님

편집부   
입력 : 2008-02-25  | 수정 : 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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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우가풍 잇는 교과서적 도량"

"송광사는 부처님 법답게 살자는 목우가풍(牧牛家風)의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는 곳입니다."

조계총림 송광사 선방 수장 유나 현묵 스님은 동안거 해제일인 2월 21일 "송광사는 높고 낮음이 없이 대중 전체가 솔선수범해 울력에 동참하고 예불과 공양을 함께하는 승가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보조국사 이후 목우가풍 정신이 베어있는 곳"이라며 "다른 선방과 달리 용맹정진이나 철야정진을 하지 않고 꾸준하게 부처님 법대로 출가의 본분에 맞게 수행정진하며 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묵 스님은 1971년 출가 후 지리산 칠불사에서 7년간 묵언수행을 하는 등 30년 넘게 오직 수행에 전념해온 선승이다.

올해 송광사 동안거에는 수선사와 문수전에 30명이 입방해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성만했다. 현묵 스님은 "송광사의 교육과 수행은 오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딱딱하고 엄격함이 묻어 있어 교과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러한 수행을 배우고자 다른 사찰에서 행자교육 위탁을 요청해 현재 10명의 행자가 수행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조국사가 타락한 불교를 바로 세우고자 정혜결사(定慧結社)를 결성해 대중들과 함께 용명정진했던 곳인 송광사는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면서 보조국사의 목우가풍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곳이다.

현묵 스님은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송광사에서 목우가풍 정신을 다시 일으킨 구산 스님은 대중들과 함께 빗자루를 들고 비질을 하고 풀을 메고 김장울력에 동참하는 등 승가공동체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며 "방장 보성 스님도 수해이재민을 돕기 위한 거리탁발 행렬의 가장 앞에 서서 성금을 모금하는 등 목우가풍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묵 스님은 이 시대 수행자의 자세에 대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가라'란 법구경에 나오는 게송을 예를 들면서 "수행자는 칭찬과 비난에 초연해 자기중심을 잡아야 하며 모든 마음고생에는 사람과 물질의 그물에 결려 생겨남으로써 마음을 비워 살아가야 하며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은 오탁악세 속에서 본성을 잃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수행정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무소의 뿔처럼 일념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순천=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