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 1
결혼한 지 5년차 되는 젊은 보살님이 우리 심인당에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기만 가지면 유산을 하는 통에 본인의 심적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부부관계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여 아는 사람을 통해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교사로서, 배운 만큼 매우 논리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전에 불교를 접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논리로는 이 보살님을 교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에는 같은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것만으로 면담을 끝내고, 이튿날부터 염송하는 방법과 의미를 간단하게 가르쳐 주었더니 곧잘 따라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심인당에 나와 염송을 하더니 어느 날 ‘업장’의 의미를 이렇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불교에는 업장이란 것이 있다면서요? 부모가 지은 업도 자녀가 물려받는다는 것을 저는 이해할 수 없어요. ...
2016-12-28 10: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