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진정한 도인은 연기가 그대로 진여(眞如)임을 알아, 옷을 입고 가고 앉고 하는 모든 것이 진여의 작용이 아님이 없어서 불과(佛果)를 바라지 않는다. 업이라는 것이 실체가 있지 않음을 아는 순간, 인연 따라서 일어나는 구습(舊業)도 녹이게 된다. 인연 따라 살면 되는 것이지 특별히 애쓸 것이 없다.”(본문중에서)임제 의현 스님은 달마 조사의 정통 법맥을 이은 6조 혜능 선사의 5대손으로, 임제로부터 시작된 임제종은 선종 중에서 실질적으로 천하를 다스려왔다. 그의 법어와 언행을 전한 ‘임제록’은 모든 선서 가운데 왕이자, 진서 중의 진서로 평가받았다. ‘임제록’은 당대 임제의 사후에 그의 제자였던 삼성 혜연이 엮었고, 이후 1120년 원각 종연에 의해 재간행되었다.‘임제록’은 그 전체 내용을 압축한 서문, 임제 스님이 법좌에 올라서 법문하는 내용을 다룬 상당(上堂), 격식에서 벗어나 대중들에게 자유로이 가르침을 설하는 시중(示衆), 선승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선문답이자 법거량인 감변(...
2019-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