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과 전쟁과 평화

밀교신문   
입력 : 2025-07-30  | 수정 : 2025-07-31
+ -


thumb-20250630103559_58535ed5a71b3892d0324c64e9ffced3_5tg5_220x.jpg

 

일찍이 없었던 긴 여름을 경험하고 있다. 6월에 들어서면서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었다. 7월에 들어서는 40도 가까운 극단의 더위를 보이는 곳도 있다.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는다. 습도까지 높다.

 

여름은 일찍 다가오고 늦게까지 기승을 부린다. 대개 8월 중순을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그즈음이 되면 더위를 이겨냈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그것도 옛일이 되었다. 작년엔 추석이 지나도 더위가 물러가지 않았다. 특히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불면의 밤을 견뎌내야 했다. 가장 많은 날의 열대야를 기록했다. 여름은 어느샌가 두려움의 계절이 되었다.

 

기후과학자들은 기후재앙의 원인물질을 온실가스라고 지목한다. 대표적인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이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지구를 덥히는데, 온실가스는 뜨거워진 지구의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지 못하도록 가두는 역할을 한다. 산업화 이후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배가량 높아졌다.

 

급격한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 중 산업화의 결과이다. 산업화의 에너지원은 석유와 석탄, 즉 탄소를 태우는 것이었다. 산업화는 인간의 삶을 향상시킨 면이 분명히 있었다. 식의주와 의학 전반에 걸쳐 발전을 이루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그림자가 너무 짙다.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기후재난으로 고향을 떠나는 기후난민이 2008년 이후 매년 평균 2170만 명에 이른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2020] 기후난민은 갑작스럽거나 급격하게 진행된 기후변화로 생활이나 생활 환경에 위협을 받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살던 곳을 떠나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외국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전쟁 또는 군사 관련 활동은 기후재앙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드러나지 않는 요인이다. 군사 관련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 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시멘트 산업(3%)과 화학 분야(2.2%)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기후 관련 국제협약에서 군사 항목은 제외되어 있다. 각국이 군사 활동을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전쟁이 터지면 탄소 배출량은 급격히 오르게 된다. 병력의 이동과 가공할 위력의 무기 생산, 항공기와 미사일을 동원한 폭격은 대량의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전쟁 후, 재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전쟁은 기후재앙을 가져오는 매우 큰 요소이다.

 

전쟁은 불가피한 행위가 아니다. 깨달음에 이르게 하거나 선을 증진하는 행위도 아니다. 대량 살상과 파괴일 뿐이다. 악의 씨앗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군대의 존재 자체를 안타깝게 여겼다. 부처님은 전사마을 촌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촌장이여, 전사가 전쟁터에서 전력을 다해서 싸울 때, 그의 마음은 이 사람들을 때려죽이고, 졸라 죽이고, 절단해 죽이고, 전멸시키고, 박멸하고, 소탕해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저열한 곳으로, 사악한 곳으로, 나쁜 곳으로 향합니다.”[전사의 경] 기후재난의 극복과 전쟁·평화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신대승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