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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나선다

밀교신문   
입력 : 2025-08-08  | 수정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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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연대·그리피스 등


고운사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등은 4일 오전 경북 의성군 고운사에서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프로젝트’ 브리핑을 열었다. 사진=그린피스 (2).jpg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천년고찰 고운사가 사찰림 자연복원 프로젝트에 나선다.

 

불교환경연대와 고운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등은 8월 4일 오전 경북 의성군 고운사에서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프로젝트’ 브리핑을 열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연대체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태계 조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운사의 자연복원 결정은 불교 종단이 사찰림 자연복원을 공식 선언한 최초의 사례이며, 수관화(나무 줄기까지 피해)를 입은 광범위한 산림 지역에서 실시되는 최초의 본격적 자연복원이다. 

 

현지 생태계 조사는 이규송 강릉원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과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연구팀이 맡았다. 이규송 연구팀은 산불 피해 강도 분석, 현존식생도 작성, 토양 침식 평가 등 식생 회복탄력성 평가를, 한상훈 연구팀은 카메라 트랩과 초음파 장비를 활용한 중대형 포유류 및 박쥐류 조사 등 야생동물 서식지 조사를 담당한다. 

 

이날 참가자들은 고운사 사찰림을 둘러보며 사찰림이 산불 피해 이후 약 4개월간 이미 자연복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침엽수는 대부분 소실됐지만 활엽수는 대부분 생존해 빠르게 새싹을 틔웠으며 다양한 야생 조류도 숲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주말 시작한 현장 조사에서 너구리와 박쥐, 등줄쥐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과거의 모습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현재 조건에서 가장 지혜로운 방식으로 숲을 재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불교환경연대 한혜원 사무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진행할 사찰림 복원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중간보고서는 오는 9월 중, 최종 보고서는 올해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연대체는 조사 결과를 국내 산림 관리 정책의 새로운 지침 마련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2026년 초부터는 이를 토대로 정책 제안과 자연복원 유도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보배 기자 84bebe@hanmail.net

 

산불로 전소된 누각과 그 뒤로 새롭게 풀이 자라나고 있는 고운사 전경. 사진=그린피스.jpg

 

고운사 사찰림에서 산불 후 맹아가 자란 숲의 모습.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