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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

밀교신문   
입력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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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 지음·불광출판사 펴냄·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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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수좌로 수행하며 나와 세상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온 원제 스님이 홀연히 꺠어나는 신심명을 출간했다.

 

신심명146584자라는 짧은 글로 깨달음을 노래한 선어록이다. 스님은 킬링(Killing) 법문으로 거침없이 신심명에 담긴 깨달음의 핵심으로 직진한다. 일상의 감정과 상황을 통해 마음의 작동 방식을 직관적으로 꿰뚫는 것. 그러면서 1400여 년 전 신심명의 오래된 문장을 지금 우리의 삶과 감정 한가운데로 끌어낸다.

 

스님은 세수하다 무심코 코를 만지는 것처럼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의 수행과 일상을 통해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또 우리가 습관처럼 취하고 버리는 선택, 간택심(揀擇心)’이 얼마나 많은 괴로움의 뿌리가 되는지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짚어 나간다. 가을 단풍을 책갈피에 넣으면서 단풍나무 아래에서 썩는 곤충의 사체를 꺼리고, 풍경 소리는 좋아하면서 자동차 경적엔 얼굴을 찌푸리는 우리 마음의 이중성과 친구의 장난 하나에 며칠을 괴로워하던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모든 일상을 수행의 계기로 삼는 스님의 시선은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홀연히 깨어나는 신심명을 읽다 보면 무릎 치게 만드는 깨달음의 순간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고전의 뜻을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신심명의 문장들을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며, 말이 가벼워진 시대에 중심을 세우고 싶은 이들을 위한 단단한 문장이자 가장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수행서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