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화엄경> 참회와 새벽정진

밀교신문   
입력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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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믿음은 자유이다. 불교의 수행도 자유이다. 중생도 누구의 간섭도 억압도 받지 않으려 하는 자유인이다. 자유인이므로 행복도 불행도 자기가 자유로 택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왜? 자연 만물<공간(空間)>에 의지하려 하고 시간(時間)에 의지하려 하며, 사람<인간(人間)>에 의지하려 하는가? 자신이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인이라면, 행복도 불행도 자신에 있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왜? 자연을 원망하고 시대를 원망하고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는가? 자신이 좋았을 때만 자유가 유효하고, 나쁜 상황이 일어나면 방임(放任)하면서 모든 잘못을 상대에게 돌리는 방종(放縱)까지 행한다. 진정한 자유는 자신 한 사람을 위한 자유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자유이어야 한다. 진각성존은 자유의 잘못된 인식으로 나타나는 방임과 방종의 잘못을 깨닫게 하고자 자주(自主)를 말씀하시고, 다시 자주와 자주력이 만물과 시간으로 나타난다는 당체법을 강조하면서 자주성을 확립하는 수행법을 말씀하셨다.

 

중생은 본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다. 불성은 자주성이다. 삼간(三間) 또한 중생의 불성과 조화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 강한 힘을 지닌 것은 시간이다. 중생은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만물과 뭇 생명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상부상조(相扶相助)로 살아간다. 그러나 중생은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뭇 생명과 만물에만 집착하면서 명예와 이익을 찾고 있다. 즉 인() 지어 과() 받는 인과 이치를 알지 못하고 매사에 만족하기만을 바라면서 모든 것에 주인인 양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의심으로 행세하지만, 결국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서 중생은 출생소년장년노년죽음으로 이어지고, 만물은 봄여름가을겨울에서 싹트고 성장하고 꽃 피우고 열매 맺으면서 조락(凋落)한다. 이 모든 흐름이 시간의 지배하에 나타나는 인과 현상이다. 시간이 가진 좋은 인을 잘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싯다르타 태자도 6년을 난행 고행하고 샛별이 마지막 빛을 거두기 전<인시(寅時)> 영원불변의 진리를 깨달아 인류의 대 스승이 되었다. 이것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새벽의 자주력 성취의 시작이다.

 

출가 수행자는 인시에 천지를 깨우는 도량석을 시작으로 법고, 범종, 운판의 조화음으로 예불하고, 사시(巳時)에 마지공양 하며, 신시(申時)에 정근하고, 해시(亥時)에 종성으로 와선(臥禪)에 들어간다. 특히 인시 새벽예불에 불참하면, 아침 공양은 동참하지 못한다. 이것이 인시의 소중함을 나타내는 율법이다. 인시는 가장 순수하고 청정한 자연 이슬이 내리는 시간이며, 비로자나불의 빛을 가지 받는 시간이다. 지금도 삼보사찰과 5대 총림, 8대 기도처, 16대 선원, 16대 강원은 새벽시간을 엄격하게 지킨다. 인시로 시작하는 시간 지킴은 안에서 일어나는 불상사와 밖에서 침입하는 재난의 시작을 잠재우는 불사이다. 이 불사로 정법이 흥왕하고 영원하게 이어가지만, 시간을 지키지 않은 사원은 폐사(廢寺)하고 폐종(廢宗)하였다.

 

시간의 중요성을 생활화하는 이슬람이 있다.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하루 다섯 번 기도법을 실천한다. 첫째 해뜨기 직전(파즈르=2궤배(跪拜), 인시), 둘째 정오 후 태양이 정점을 지난 뒤(주흐르=4궤배), 셋째 오후 그림자가 두 배로 길어질 때(아스르=4궤배, 신시), 넷째 해가 진 후(마그립=3궤배), 다섯째 일몰 1시간 반 정도 지난 뒤(이사=4궤배)에 성전(聖殿) 카바(Kaaba)가 있는 메카를 향하여 예배한다. 이 의식을 지구촌 전체로 보면, 하루 24시간, 시간마다 예배하는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 종교는 폐망을 모르고 시간이 흐를수록 흥왕할 것이다.

 

진각성존의 시간 지켜라.”하는 법이 있다. 새벽 4<인시>에 심인당 문을 개방해 새벽 정송했으며, 오전 10<사시>에 낮 공식불사, 오후에 개인 정진, 저녁 6시에 저녁 공식불사 하는 4분 정진법을 전했다. 새벽 정진 시간은 3시부터지만, 당시 통행금지 시간에 맞추느라, 4시로 한 것이다. 인시의 새벽 정송은 비로자나불의 빛의 법력을 가지(加持) 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하도록 강조했다. 특히 스승은 매일 1시간 30분 새벽 정송을 하게 했으며<14, 12/11>, 1년이 뒤, 새벽 정송을 2시간으로 정립했다<15, 11/2>.진호국가불사로 부국강병과 참회서원으로 개인의 복지구족과 종단의 흥망성쇠도 새벽 정송 시간을 지키는 데 있다. 새벽 정송 시간을 소홀히 하면서 국가와 종단의 흥왕과 개인의 해탈은 바랄 수 없다.

 

국가 사회는 지켜야 할 율법이 있다. 이 법을 어기면 불이익으로 벌을 받게 된다. 사회단체도 그 단체가 지켜야 할 율법을 연수로 익히게 한다. 만일 율법에 수순할 마음이 없으면, 그곳을 떠나야만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 물을 흐르게 한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자유 방종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업은 짖지 말아야 한다.

 

시간 지켜라.”하는 최우선의 율법을 어기면, 진각인이 아니다. 진각성존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해탈과 중생교화를 목적으로 하면서 기본법도 실천하지 아니하면서 어찌 자기 성취와 중생교화가 이루기를 바라는가? 흔히 자신이 받는 보수는 자신의 노력으로 받는 정당한 대가이다.” 말하지만, 진각인이 시간 지키라는 법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 도리어 무거운 시은(施恩)의 빚임을 알아야 한다. 시간으로 지은 시은의 빚은 장차 내가 필요할 때, 시간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부귀영화는 얻지 못한다. 다시 한번 시간 지켜라.”를 생각해 본다.

 

진각종 원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