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총소리가 단 하루라도 들리지 않는 날이 올까 수 있을까. 2022년 발발해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까지, 세계는 전쟁의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 영토·종교·이념 등 다양한 원인으로 전쟁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1950년 6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분단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 것.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쟁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보고,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건 어떨까.
2014년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6·25 전쟁을 다룬다. 6·25 전쟁은 국토를 황폐화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겼다.
흥남철수 피난길에서 아버지, 여동생과 헤어진 덕수는 어린 나이에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가족을 부양한 그는 독일 광부 파견과 베트남 전쟁터까지 견뎌낸다. 중년이 된 덕수의 바람은 오직 하나, 헤어진 여동생을 찾는 것. 덕수는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에 나간다.
1983년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은 138일간 이어지면서 1만 건 이상의 가족 상봉을 이뤄냈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됐는데, 전쟁 후 수십 년 간 헤어져 지낸 가족이 만나는 장면은 온국민을 눈물짓게 했다.

1998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뮬란’은 중국의 전설적인 여성 전사 화목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활달한 성격의 파 씨 가문 외동딸 뮬란은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군대에 입대, 흉노족과 전투를 벌인다. 정체가 탄로 날 위기 속에서도 뮬란은 폭약을 이용해 눈사태를 일으켜 적을 물리친다. 시대가 요구한 여성의 역할과 금기를 깨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뮬란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다.
2020년 실사 영화로 재탄생한 ‘뮬란’은 치열한 전투 장면을 통해 동료와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를 강렬하게 그렸다. “The flower that blooms in adversity is the most rare and beautiful of all.(역경 속에서 피는 꽃이 가장 희귀하고 아름답다)”는 대사는 주인공이 고난을 딛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관통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 난민 수는 약 1억 1,730만 명에 달한다. 난민의 대부분은 전쟁으로 발생한다. 즉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언제나 그렇듯 힘없는 시민들이다.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국 평화뿐이다. 지구촌 곳곳의 포성이 하루빨리 멈추고, 모든 이들이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의 평온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달의 갈 만한 곳
‧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세계 최초로 전쟁 역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조성한 박물관. 전쟁 역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신체 활동 중심의 체험 요소를 더해, 어린이들이 전시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루 예약 가능 인원은 1인당 5인까지이며,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어린이 입장은 제한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매주 월요일 휴관/02-709-3200
‧ 강화전쟁박물관
강화에서 일어난 전쟁을 주제로 각종 전쟁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연구‧보존‧수집하기 위해 설립됐다. 총 제 개의 주제로 구성된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고, 항일 의병을 체험하는 코너와 포토존이 따로 마련돼 있다. 강화가 항쟁 역사가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동로1366번길 18/매주 월요일 휴관/032-930-7077
‧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유엔참전 22개국의 활약상을 널리 알리고 관련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자 개관했다. 야외전시장에 탱크, 수송기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대형 군장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실감콘텐츠 체험존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근처에 외국인 특화 거리도 있어 함께 가보길 권한다. 경기도 동두천시 평화로2910번길 96-63/매주 월요일 휴관/031-860-3330
자성연(김수정)/ 자유기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