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호접난 꽃잎 하나에 고운 님 얼굴 떠올리며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고, 천지에 꽃들이 만개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지난 3월 말, 90살은 족히 사실 것만 같던 엄마가 저혈압으로 쓰러지셨고, 응급실에 들어가신 지 몇 시간 만에 조용히 숨을 거두셨다. 평소에도 언젠가는 이별의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거라 믿었던 우리 형제들에게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너무도 큰 슬픔이었다.장례식장 진행자의 차분하고 친절한 안내에 따라 낯선 상복을 입고, 나는 한 쪽 벤치에 멍하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날의 하늘은 더 이상 푸르지도 않았고, 만개한 꽃들도 그저 꽃일 뿐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아… 내가 지금 느끼는 이 마음이 먼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분들의 마음이었구나.’ 그제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 슬픔이 다가왔다.30년 전, 꼭 이맘때였다. 내게는 아직도 잔인한 계절로 기억되는 어느 4월의 날. 이웃 결혼식...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