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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와 문화를 체험한 소중한 시간”

밀교신문   
입력 : 2025-09-30  | 수정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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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청소년 교류.jpg

 

때는 7, 대학교 1학기를 마치고 본가로 내려와 일상을 보내던 중이었다. 점심때 운동을 하던 중 부모님으로부터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연락이 왔다. 일정표를 확인해 보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도쿄에서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방학 중이라 무료하기도 했고, 일본 불교는 어떤 점이 다를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기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회는 청소년 약 12명 내외의 인원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잠시나마 망설여졌다

 

어렸을 때부터 같은 초중고를 나온 친구들과 지냈던 나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에 어려움을 느꼈고 1년 동안 혼자서 재수를 한 탓인지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이기도 하고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이번 기회로 평소 고민이었던 나의 문제점을 개선해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부모님께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첫날은 인천공항에서 모여 도쿄와 가까운 일본의 나리타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처음 본 사이라 서먹서먹한 상황에서 같은 진각종에서 대회에 참가하게 된 형님이 나에 대해 먼저 전해 들었는지 편하게 말을 건네주셨다. 덕분에 긴장감도 조금 풀리고 먼저 다가가기 힘든 성격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동하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첫 장소는 이케가 미혼몬지 이다. 이 혼몬지는 가마쿠라 막부 시기 니치렌이라고 하는 한 스님에 의해서 창시된 일본 불교 내 주요 종단인 일련종과 관련이 있는 장소이다. 일련종은 개인의 해탈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개선을 강조하며 일상에서의 염불 반복이 핵심이다. 이케가 미혼몬지에서는 매년 815,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오봉이라는 전통 행사가 있는데 4, 5일에 진행을 한다

 

대회 첫날은 84일로 해당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혼몬지 주변에는 야시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주요 행사가 진행되기 전에 야시장에서 음식도 사 먹고 주변 풍경을 즐기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사찰에서 진행되는 종교적 의식 또한 구경을 해보았다. , 일 불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스님들이 북이나 심벌즈 비슷한 악기로 웅장함을 더하고 사찰안이 심플하지 않고 온갖 장식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의식이 끝난 후에는 봉오도리라는 오봉 날 밤, 주민들이 높은 무대를 중심으로 모여 춤을 추는 행사가 시작되었다. 평소라면 밖에서 구경만 했겠지만, 유카타도 입기도 했고, 어린이부터 노인분들, 외국인까지 모두 참여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참여했다. 간단한 춤이어서 따라 하기에 재밌었고, 사람들과 웃으며 같이 춤을 추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두 번째 날에는 임제종의 켄조지로 향했다. 임제종은 12세기 후반, 엄격한 수행과 규율이 무사들의 정신세계와 일맥상통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임제종의 특성 영향인지 켄조지는 장소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임제종에서는 좌선을 통해 선을 수행한다. 여기서 선은 조용하게 앉아 깊이 사고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잡생각에서 벗어나 오직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을 수행한다. 이와 같은 좌선 체험을 진행했는데 평소 유튜브나 SNS로 시간을 녹이다 보니 10분 이상 선을 수행하기 정말로 힘들었다. 중간에 잠이 오기도 하고 잡생각이 들 때면 스님이 등을 툭툭 쳐주시는데 직접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소리만 들어도 내 정신도 번쩍 차려졌다. 이번 체험에서는 30분을 목표로 수행했는데 임제종의 스님들은 에어컨 없이 한 달 이상도 선을 수행한다는 것을 들었을 때 그들이 수행하며 쌓아온 평정심과 인내심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음 장소로는 진언종의 하이켄지를 방문했다. 진언종은 삼밀의 수행으로 대일여래의 지혜와 일체화되어 성불하고자 하고 호마기도와 같은 주술성이 있는 의례가 특징이다. 호마란 태워 없애다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호마기도를 통해 액막이와 같은 소원성취를 돕고자 한다. 의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소리, 공간, 의식 등 웅장함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더운 여름임에도 불을 크게 붙이고 두꺼운 옷을 입은 채로 북을 치는 등 의식을 행하는 것이 호마의식에 대한 스님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날은 디즈니랜드, 마지막 날은 천태종의 센소지 참배 및 아사쿠사 관광을 했다. 날씨가 매우 더워 제대로 돌아다니기엔 힘들었고 마지막 날엔 일정상 시간 부족으로 많이 돌아다녀 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놀이기구도 타보고 아사쿠사 거리도 돌아볼 수 있어서 힘들었던 만큼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된 것 같다

 

김규성/유가심인당 신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