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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UN베삭데이 참가기

밀교신문   
입력 :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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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지혜로 인류 공동미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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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불교 대표단의 한 사람으로 중국 강소성 무석 영산범궁 일원에서 열린 제21UN베삭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처음으로 참여한 국제 불교 대회였기에 출발 전에는 설렘과 긴장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순간, 그 마음은 곧 깊은 감동으로 바뀌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불교의 지혜를 통한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촉진과 인류 공동미래 구축이었다. 이 주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늘의 인류가 마주한 전쟁, 갈등, 기후위기, 빈곤, 불평등, 정신적 고립 앞에서 불교가 어떤 언어로 응답해야 하는가를 묻는 시대의 화두였다. 21UN베삭데이는 중국에서 처음 열린 행사로 소개되었고, 세계 여러 나라의 불교계 인사와 학자, 대표자들이 함께한 국제 교류의 장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불교가 더 이상 한 지역이나 한 사찰 안에 머무는 종교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세계적 지혜의 길임을 새삼 느꼈다. 마치 한 송이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나듯, 불교의 자비와 지혜는 혼란한 세계 속에서도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영산범궁의 장엄함 속에서 확인한 불교의 보편성

행사의 중심 무대였던 중국 무석 영산범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엄한 법문처럼 다가왔다. 태호의 물빛과 영산의 산세, 웅장한 불교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은 보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낮추게 했다. 영산승경 일원에는 상부선사, 영산대불, 영산범궁 등 불교 문화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무석은 강남 불교의 중요한 중심지이자 국제 불교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영산범궁의 장엄함은 단순한 건축미를 넘어섰다. 높은 돔과 섬세한 장식, 빛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마치 불국토의 상징을 현실 속에 옮겨 놓은 듯했다. 그곳에 앉아 세계 각국의 스님들과 불자들,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불교의 보편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언어는 달라도 합장하는 마음은 같았고, 법복의 색은 달라도 자비를 향한 발원은 하나였다.

 

가장 오래된, 그러나 가장 새로운 길:인류의 운영체제로서의 불교

이번 대회의 주제에서 가장 깊이 와닿은 것은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현대적 과제와 불교의 지혜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불교는 오래전부터 연기와 공생의 가르침을 전해 왔다. 나 홀로 존재하는 생명은 없고, 나 홀로 누리는 행복도 없다. 한 사람의 고통은 결국 모두의 고통과 연결되고, 한 사회의 탐욕은 지구 전체의 아픔으로 돌아온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나 기술의 문제이기 이전에 마음의 문제이며, 가치관의 문제이다.

 

불교의 지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빛난다. 탐욕을 줄이고, 자비를 넓히며, 서로 의존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삶.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세계가 필요로 하는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새로운 길이다. 말하자면 불교는 인류에게 더 많이 소유하라가 아니라 더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조용하지만 힙한 혁명인가. 요즘 말로 하자면, 불교의 연기법은 인류 공동미래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운영체제 같은 것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불교가 평화의 종교로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었다. 베삭은 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을 기리는 중요한 날이며, UN1999년 총회 결의를 통해 베삭데이를 국제적으로 인정하였다. 부처님의 생애는 한 인간이 고통을 직시하고, 그 고통을 넘어서는 길을 발견한 위대한 여정이다. 그러므로 베삭데이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고통받는 세계를 향해 다시 자비의 등을 밝히는 날이다.

 

무석 영산범궁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그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세계 각국의 불교인들이 모여 평화, 생태, 복지, 공동번영, 문명 간 대화를 말하는 장면은 불교가 과거의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문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불교의 자비는 사찰 안의 향냄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기후 위기의 현장으로, 전쟁과 난민의 현장으로, 외로운 이웃의 방 안으로, 그리고 불안한 현대인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한국불교 대표단의 한 사람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한국불교는 오랜 수행 전통과 대승보살의 정신, 그리고 현대 사회 속에서 축적해 온 복지와 교육, 문화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 경험을 세계와 나누어야 한다. 한국불교가 세계 불교와 손을 맞잡고, 동아시아 불교의 지혜를 현대 인류의 과제와 연결하는 일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나는 이번 대회에서 불교는 오래된 미래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되었기에 깊고, 미래적이기에 새롭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2,600년 전의 인도에서 출발했지만, 오늘의 지구촌이 안고 있는 문제 앞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해답을 준다. 욕망을 절제하고, 생명을 존중하며,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둘로 보지 않는 길. 이 길이야말로 인류 공동미래를 위한 불교적 제안이다.

 

불교는 오래된 미래: 우리가 함께 밝혀야 할 등불

21UN베삭데이 참석은 내게 단순한 해외 행사 참여가 아니었다. 그것은 불교의 세계성과 미래성을 직접 확인한 소중한 인연이었다. 중국 무석 영산범궁의 장엄한 공간 속에서, 나는 불교가 지닌 자비와 지혜가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전통과 현대를 잇고, 지금의 고통과 미래의 희망을 잇는 다리임을 보았다.

 

이번 대회의 주제처럼, 이제 불교는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과 인류 공동 미래 구축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목소리는 크고 요란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조용하지만 분명해야 한다. 탐욕보다 절제, 경쟁보다 공존, 분열보다 화합, 무관심보다 자비를 선택하자는 목소리. 그 조용한 목소리가 쌓일 때, 세계는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

 

무석 영산범궁에서의 감동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장엄한 건축의 빛, 세계 불교인들의 합장, 평화를 향한 기도,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던 진지한 눈빛들. 그 모든 장면이 내게 하나의 메시지로 남았다.

 

불교의 지혜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의 등불이다.

그리고 그 등불은 누군가 대신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함께 밝혀야 할 빛이다. 이번 UN베삭데이 참석을 계기로, 나 또한 한국불교의 한 사람으로서 자비와 지혜의 길을 더 깊이 배우고, 더 넓게 실천하며, 인류 공동 미래를 위한 작은 등불 하나가 되고자 서원한다.

 

총무부장 원상 정사